기준금리 동결, 한은 '신중론'…"코로나19 영향 지표 보고 판단"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7 11: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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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월 기준금리 1.25% 동결
가계부채 급증·돈맥경화 심화 등 부작용 우려
올해 성장률 2.1%로 하향…4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수출 감소, 내수위축 등을 가져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아직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한은은 이를 지켜본뒤 판단하겠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 코로나19가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한은은 27일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과 같은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 내려 역대 최저 수준인 1.25%까지 조정된 4개월 연속 동결하게 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지켜본 뒤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지난 14일 추가 금리 인하에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는 1월말경부터 본격 확산돼 2월 중순 지역사회로까지 확진자가 나오는 등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침투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공장을 둔 제조업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수출과 생산이 직격탄을 맞게 됐고, 내수도 위축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까지 코로나19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경제지표에 그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은의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6.0(2015=100)으로 전년동월대비 2.9% 하락했다. 수출금액은 9.4% 떨어져 1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로 낮아지면 시장금리도 떨어져 저금리가 심화되면 가계부채의 증가를 부추기게 된다.

작년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7조6000억원(1.8%) 증가하며 11분기 연속 둔화세가 멈춰서게 됐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 31조5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정부도 지난해 대출 금지안을 포함한 12·16정책으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저금리를 서울 집값 상승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금리인하가 시장에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지만 투자 및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에 돈이 순환되지 않아 '돈맥경화' 현상만 불러일으켜 경제에 악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금리인하시 경제회복에 즉각 반영될지 확실치 않은 데다 0%대 진입을 목전에 두는 것이어서 인하여력도 충분치 않은 것이 동결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오는 4월 인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4월까지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된다면 한은도 금리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적기에 금리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경기악화에 대비할 때를 놓쳤다는 '실기론'에 휩싸이게 된다.

이미 경기상황을 볼 수 있는 지표들은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이달 전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전월대비 10포인트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7.3포인트 하락하며 메르스가 퍼진 2015년 6월 때 만큼 떨어졌다. 한은은 조사 기간이 2월 중순으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치던 시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사태 장기화시 지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코로나19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정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1%로 낮췄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2.4%를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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