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싸우는 아세안-③] 메콩강 끝자락 캄보디아, 말라가는 강물에 논밭도 바짝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9 1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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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메콩강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중국의 무분별한 수력 발전소 가동 때문에 여름마다 가뭄과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포스트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를 비롯한 미얀마, 라오스, 태국, 베트남은 기후변화로 비가 적게 오고, 메콩강 상류에서 중국의 수력 발전소가 강물을 빨아들이며 강 수위는 지난 1세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메콩강 최상류에서 6개에 달하는 수력 발전소 댐을 운영하고 있으며, 4개가 새로 지어지고 있고, 1개를 더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문제는 중국이 메콩강 최상류에서 강물을 빨아들여 중하류로 흐르지 못하게 막자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는 그나마 남은 강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캄보디아는 강물이 가장 마지막으로 흘러내리는 메콩강 최하류에 위치해 중하류의 미얀마, 라오스, 태국보다 가뭄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기가 시작되는 매년 7월부터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최고기온이 30도로 내려가며 가뭄과 폭염이 조금씩 해소되지만 최고기온이 41도에 이르는 3~6월에는 농부와 어부들이 생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심지어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3월 메콩강에서 향후 10년간 수력 발전소 댐을 추가로 짓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 수위가 낮은 상황에서 수력 발전소 댐만 더 지어봐야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도 어렵고, 메콩강에서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생계만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수력 발전소 사업을 접을 경우 전력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력 발전소 대신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늘리고, 인근 국가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수입할 방침이라고 캄보디아 정부는 밝혔다.

이렇게 삶의 터전인 메콩강이 메마르자 농부와 어부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캄보디아는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이 농업에 속하고, 전체 인구의 약 30%가 농업에 종사하는 만큼 경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가뭄으로 피해를 본 농지는 4만5000헥타르에 달하고, 25곳 지역 중 16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가뭄으로 농사에 실패한 농민들의 빚 부담을 줄이는 등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113개국 중 90위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는 쌀과 생선에 지나치게 식량 공급을 의존하기 때문으로 가뭄에 큰 영향을 받는 이들을 생산하지 못하면 사실상 식량을 인근 국가에서 수입해야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메콩강 인근 국가들은 메콩강위원회(MRC)를 결성해 오는 2025년까지 메콩강을 살리기 위한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메콩강 최상류에 위치한 중국과 미얀마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고, 국가들마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더 중시하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는 의심스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메콩강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수력 발전소 댐 운영을 제한하는 등 결정을 내리면 자국에서는 전력난이 심해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경제활동이 제약을 받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가 솔선수범해 수력 발전을 줄이지 않는 이상 자신이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 인터내셔널리버스의 피아폰 디테스 디렉터는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중국과 충분히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태국의 경우 전력을 자국에서 사용하는 대신 이를 수출하기 위해 수력 발전소 댐을 가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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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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