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채 칼럼] 알아야 할 ‘디지털 증거’의 기본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19-11-27 1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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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와 함께하는 일상이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스마트폰은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는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사회 환경이 물질로 이루어진 아날로그 세상에서 0과 1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혁명의 물결은 일상생활을 포함하여 우리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촉하는 디지털기기는 컴퓨터, 노트북, CCTV, 휴대폰, 태블릿,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디지털 카메라 등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디지털 저장매체도 하드디스크, SSD(Solid State Drive), SD메모리, USB메모리, CD, DVD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기기나 매체는 반드시 흔적(기록)을 남긴다.
 

디지털 매체의 기록은 디지털 데이터(전자정보)로 남게 된다. 디지털 데이터란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되거나 네트워크 및 유선과 무선 통신 등을 통해 전송중인 정보를 말한다. 디지털 증거(전자증거)는 디지털 데이터 중 사건사실의 증명에 필요한 디지털 데이터이다. 어느 사건과 관련하여 범행자체나 범죄와 피해자 또는 범죄자와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일체의 디지털 정보를 말한다.
 

이와 같은 디지털증거는 보관증거와 생성증거로 구분한다. 디지털기기에 저장된 증거가 보관증거이고, 디지털 기기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된 증거가 생성증거이다. 일반적인 디지털증거의 내용물은 보관증거로 볼 수 있으며, 특성정보는 생성증거로 볼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와 증거는 비가시성, 취약성, 대규모성, 복제 용이성, 휘발성, 초국경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육안으로 디지털 데이터 식별이 불가능한 것이 비가시성이다. 증거의 경우 적절한 장치 없이는 증거의 존재 및 내용을 바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용물의 출력이나 복제 등 반드시 일정한 절차가 필요하다.
 

디지털 증거는 위조와 변조가 간단하고, 쉽게 삭제될 수 있는 취약성이 있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방대한 분량의 디지털 데이터를 하드디스크 등 물리적 매체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 대규모성이다. 디지털 증거는 복제를 통해 동일한 사본을 만들 수 있으며, 이 경우 원본과 복제본의 구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증거법 일반원칙상 증거는 원본이 제출되어야 하나 복제 용이성으로 복제한 사본을 증거로 채택하기도 한다.
 

복제한 사본을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사본과 원본의 동일성(identity)이 입증돼야한다. 동일성은 수집된 증거가 원래의 증거와 같은 것을 요구하는 요건이다. 전자정보와 같은 특수한 대상은 현행 법령과 판례는 동일성을 요구한다. 대법원도 전자정보의 동일성 인정을 위해 신뢰성과 무결성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증거는 위조와 변조, 그리고 삭제가 매우 용이하다. 이런 취약성은 동일성과 무결성 입증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사본은 동일성과 무결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일종의 디지털 지문으로 인식되는 해쉬값(Hash Value)을 반드시 표기하고 있다. 전자정보를 암호학적 수학연산(해시알고리즘)을 통해 고정된 짧은 길이로 변환한 값이 해쉬값이다. 디지털 데이터는 단 1Bit의 값이 변경되더라도 완전히 다른 값이 생성(산출)되기 때문에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한 해쉬값은 매우 중요하다. 해쉬값의 숫자는 0부터 9까지, 영문 알파벳 대문자는 A부터 F까지(16진수) 32자나 40자, 또는 64자로 표기하고 있다(예. 50D22547857D090CA89F75BD5D0F0FF2)
 

일반적으로 파일을 열어 보는 것만으로는 해쉬값이 변경되지 않지만 파일형식이나 프로그램 등에 따라 열어볼 때 해쉬값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디지털 증거는 동일성과 무결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물질은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생산하고, 전달하여 유통되고 있다. 이런 정보는 간단한 조작으로 쉽게 변형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의 일상 전체가 디지털화 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매체의 등장과 함께 모든 아날로그 상황이나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혁명의 중앙에 있는 디지털 기기나 매체 등 모든 디지털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이 흔적이 바로 디지털 증거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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