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싸우는 아세안-⑦] 여름 폭우가 두려운 미얀마 광부들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9 13: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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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 산사태 위험 때문에 광산 지역 출입금지를 알리는 팻말 (사진=연합뉴스/EPA)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얀마의 여름은 가뭄과 폭우의 연속이다. 여름 가뭄이 끝나면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무척 잦다.  

 

9일(이하 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한 옥 광산에서는 그동안 폭우가 계속 내리자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광산이 무너져 내리며 인부를 포함한 주민 17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광산에서 옥을 캐는 일을 하던 인부들로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뒤 구조작업이 이뤄졌지만 땅이 아직 마르지 않았고, 구조대원들은 질퍽한 진흙을 밟아가며 시신들을 운반해 작업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대부분은 불교의식에 따라 장례가 치러졌다.

인부들이 사고를 당하자 이들이 벌어오는 돈에 생계를 의존하던 가족들은 슬픔을 잊기도 전에 당장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사고로 남편과 남동생을 모두 잃은 아예 몬(30)씨는 “우리 남편은 옥 광산에서 지난 10년간 일했고 남동생은 기껏 이틀째 막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돼 이제는 어린 2살짜리 딸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옥 광산은 미얀마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품질 높은 옥의 약 70%는 미얀마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군부와 채굴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에 미얀마 인부들을 고용하고 자신들은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사실 여름에는 폭우가 자주 내려 광산이 무너질 위험이 있고, 이에 인부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더 안전한 조업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카친주는 이렇다 할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았고, 주민들이 정당한 요구를 해도 군부들이 무력으로 위협하기 때문에 채굴업체들은 이를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올해에도 대규모 참사가 다시 한 번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8년에도 홍수가 일어나 일부 주민들이 실종 당하거나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환경단체 그린랜드의 코 나웅 랏 디렉터는 “정부는 흙을 쌓아두지 말라는 등 일부 규칙을 정했지만 이런 규칙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오는 11월 8일 총선거가 이뤄지는 만큼 광산 인부들에 대한 처우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2015년 총선거를 실시했으며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총선거를 불과 약 4개월 앞둔 만큼 인부 사망 사건은 큰 정치적 및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다.

미얀마 비영리기구 산디거버넌스연구소의 카인 인 디렉터는 “가난한 국가의 상당수 부는 소수 권력층이 소유하고 있고 이들은 높은 세금 등으로 부가 재분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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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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