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 칼럼] 한국언론, 체계적인 보수작업이 필요하다

청년과미래 / 기사승인 : 2019-11-06 05: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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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아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속담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시기를 놓쳤음을 비꼬는 말이다. 그러나 소를 잃기는 했어도 외양간을 튼튼히 고쳐 놓으면, 또 소를 잃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다.

‘가짜뉴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한 주범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을 매도하는 가짜뉴스가 미국 사회를 흔들었고, 이때를 기점으로 가짜뉴스라는 개념은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3년이 훌쩍 지난 2019년. 가짜뉴스는 더 교묘하게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다. 갈수록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가짜뉴스를 사실이라 믿고, 자신과 의견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공유하여,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른바 ‘필터 버블’이라는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이에 따라 언론인의 자성을 요구하는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가짜뉴스, 어뷰징 기사, 기사형 광고 등이 흐려 놓은 한국 언론계는 응당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언론인의 자성은 단편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망가진 외양간의 지붕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떨어져 나가 제 기능을 상실한 문을 고치는 것이 아닐까.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미디어 리터러시’이다.

SNS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자신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공감을 자아내는 시대. 모든 사람이 뉴스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시대. 이 시대를 우리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라고 쓰고, ‘정보과부하 시대’라 읽는다. 뉴스 생산자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정보는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다. 그에 따라 어떤 정보가 좋은 정보인지 선별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뉴스를 다각도에서 분석하며 비판적으로 평가하려는 이들은 몇이나 되는가. 혹시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아무 생각 없이 수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 관점에 치우쳐 뉴스를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우리는 본인의 뉴스 소비행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인가. 미디어 리터러시란, 쉽게 말해 미디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다. 민주 사회 시민이라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의 영향력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또,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미디어를 통해 사회적인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가장 핵심이 되는 역량이다.

21세기 전 세계적으로 민주 사회 시민의 기본 역량으로 손꼽히는 ‘미디어 리터러시’.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1970년대 공론에 머물러 있다. 사건이 하나 터지면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대안으로 제시만 할 뿐,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없는 현실. ‘미디어 리터러시’가 고작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 도구로 전락해버린 현실. 이미 우리네 외양간은 망가진 지 한참 되었다. 하지만 망가진 외양간은 고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아무리 지붕을 고친다 한들, 문이 망가져서 너덜댄다면 외양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하지 않는다면, 가짜뉴스의 횡행은 결코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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