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SK 바이오팜 상장 앞두고 과거 계열사 자진상폐 논란..."거래소 규정도 문제"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1 11:24:1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SK가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그룹 계열사인 SK E&S가 과거 코원에너지서비스를 자진 상장폐지한 사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상장 할 때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자금을 끌어모았다가 자진 상장폐지 때는 헐값에 지분을 사들여 개인투자자에 피해를 입혔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일방적 상장폐지에 대해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한국거래소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0월 SK는 자회사 코원에너지서비스를 자진 상장폐지 하면서 주당 3만7000원(공개매수 공시 전 1개월 가격 대비 21.5% 프리미엄), 시가총액 359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는 2012년 말 주당장부가격 5만7790원의 0.64배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주주는 장부가격 역시 역사적 원가로 기록돼 있어 매우 저평가 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회사소유의 강남구 대치동 27-1외 3필지 약 1만5325평 등 토지 장부가는 2319억원 이었다. 만약 이를 현대차의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단가인 평당 4억4000만원을 적용해 주당장부가를 재산정할 경우 토지가치만 공개매수 시가총액의 수십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평당 1억원으로만 잡아도 장부가의 4.3배, 2억원을 가정하면 8.5배, 3억원이면 12.8배로 기하급수적으로 가치가 불어나게 된다. 또 자진 상폐 이후 대규모 배당 실시한 점도 잡음이 있었다.

한 코원에너지서비스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지배주주가 일반소수주주를 축출하고 지불한 주당 3만7000원은 강남 토지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했다면 일반주주가 받아야 할 가격은 그의 5배 이상이었을 것"이라며 "그 차이만큼 지배주주가 이익을 편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K는 SK바이오팜의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다. 자진 상폐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반대로 기업의 가치를 최대한 높여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려고 할 것이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6000∼4만9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 기준으로 최대 9593억원 규모다.

IPO는 지배주주 지분을 일반소수주주에게 매각하는 절차로 지배주주 지분율이 희석된다. 반대로 자진상폐는 일반소수주주 지분을 지배주주 등이 매수해 지배주주 지분율을 100% 수준으로 높이는 것으로 IPO와 반대 절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현 규정은 지배주주가 사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일반소수주주들로부터 최대한 높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기업이 그 자금을 활용해 많은 돈을 벌수 있을 때, 그 보상을 독식하기 위해 소수주주를 강제축출하는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의 공개매수가격의 적절한 가치산정 절차 등 소수주주 보호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지배주주가 일방적으로 자진 상장폐지 공개매수 가격을 설정해 결과적으로 지배주주가 일반소수주주들 돈을 빼앗아가도록 도와주고 보장해주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과하나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나누어 먹는 상황에서 지배주주가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자르고, 지배주주가 먼저 골라가는 절차와 같이 절대적으로 불공정한 절차이자 거래소 규정의 흠결"이라고 덧붙였다.


자진 상장폐지 가격은 지배주주-일반소수주주 간 제로섬게임으로 일반소수주주의 손해가 지배주주의 이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치산정 절차와 매수가격은 공정하고 적정해야 한다. 그러나 거래소규정 흠결로 일반투자자뿐만 아니라 한국주식시장에 12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국민연금도 손실을 입을 수 있어 결국 대다수 국민이 지배주주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런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대주주 등의 필요에 따라 상장과 상장폐지를 반복함으로써 일반소수주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비해 미국 등 외국의 사례와 같이 소수주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돼 있다.

미국은 자진 상장폐지와 같은 지배주주-소수주주 이해상충 시, 독립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별위원회에서 독립적 외부 가치평가기관을 선정해 가격을 산정한다. 또 이에 대해 소수주주 과반찬성(MoM)이라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소수주주 재산권을 보호, 대주주의 불공정 편취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