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건설, 청년주택으로 발 떼는 건설업 '큰그림'

김성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15: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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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청년주택, 흥행 첫발…부산·대전 사업 추진 중
유통 대표기업 이랜드…경기침체 직격탄
8~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 가능…건설 실적까지 '일석이조'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이랜드건설이 최근 신촌 역세권 청년주택의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직접 시행에 참여하며 청년주택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를 발판 삼아 유통·패션 기업으로 익숙한 이랜드가 전국의 부동산을 활용해 건설업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건설이 지난 16~18일 임차인을 모집한 '이랜드 신촌 2030 역세권 청년주택'에 2만6000명 이상 청약자가 몰려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청년주택은 지하 5층~지상 최고 16층, 2개동, 전용면적 17·29㎡ 총 529가구 규모로, 만 19세 이상~39세 이하인 무주택자 청년 또는 신혼부부에게 공급된다. 단지는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인접한 역세권에 자리하고 서강대, 홍대, 신촌 등과 가까워 젊은층의 호응도가 높았다.

이번 사업은 이랜드건설의 1호 청년주택으로 이어 부산 서면 2호점, 대전 둔산 3호점을 추진하는 등 전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랜드건설은 이랜드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지난해 말 기준 8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건설업과 더불어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을 영위한다. 지난 1988년 언더우드건설사업부로 건설사업을 시작해 1997년 이랜드와 합병, 2001년 이랜드에서 이랜드개발로 법인이 분리된 후 2008년 이랜드건설로 법인명이 변경됐다.

삼성물산 출신의 임원을 영입하고 그룹의 핵심인사로 알려진 김일규 부회장이 이랜드건설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해가든' 브랜드를 론칭하고 근래 '김포 한강신도시 타운힐스', '청주 타운힐스 싱글스위트' 등을 공급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행보는 없다. 주로 이랜드 계열의 물류센터와 켄싱턴리조트, 쇼핑몰 건설·리모델링 등을 맡아왔다.  

▲ 이랜드건설 신촌 청년주택 현장. (사진=김성은 기자)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건설은 주택도시기금과 합작으로 '이베데스다제일호'라는 리츠(부동산간접투자)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청년주택사업에 나섰다. 이는 호반건설과 반도건설, 효성 등 다른 건설사들이 청년주택의 단순 시공만 맡은 것과는 대조된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젊은층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이다. 역세권 인근 토지소유자들은 청년주택 개발 시 일부를 공공에 기여하는 대신 용적률 상향, 주차 대수 기준 완화, 각종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임대기간 8~10년(현재 10년으로 법 개정) 후에는 시세를 반영해 분양 전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이랜드건설은 회사의 부동산을 활용해 청년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촌 청년주택 부지는 이랜드 사옥이 있던 곳이다. 현재 가산에 자리잡은 이랜드는 마곡 R&D센터 사옥 입주를 목표로 한다.

사업 추진 배경은 경기침체로 인한 유통업의 하락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2001 아울렛 수원점'과 대구의 '동아아울렛'은 문을 닫았고, 건물 부지에는 청년주택이 지어질 계획이다. 청년주택 2·3호점인 부산 서면은 호텔, 대전 둔산은 유통 점포를 세우기 위해 구입한 토지다.

이랜드건설은 청년주택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업계에서 차츰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임대사업으로 실탄을 확보는 물론 주택사업 입지도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시공으로는 남는 이익이 크지 않지만 시행까지 하면 쏠쏠하다"며 "다만 비교적 낮은 임대수익에서는 큰 매출 기대는 어렵고 현상유지만 할 뿐이지만 분양하면 이익이 되기 때문에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 실적까지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지역 내 실적이 있으면 다른 공사를 수주받기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랜드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50위, 2018년 328위, 2019년 309위에 이어 올해 135위로 도약했다.

이랜드건설 관계자는 "그룹 내 검토를 통해 청년주택 건설이 토지 가치를 더욱 올리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늘려가고 있다"며 시평 순위에 대해서는 "수주잔액의 안정적 증가가가 순위 상승 원인으로 내년에는 100위 안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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