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채 칼럼] 패가망신의 지름길 ‘사이버도박’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19-12-04 11: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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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기자
2019. 11. 27. 수원고등법원은 회삿돈 20여억원을 횡령해 사이버도박 등에 쓴 20대 경리 직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경리직원의 횡령으로 회사는 도산에 가까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다수의 직원들도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중독이 주변인 등에게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었는지 실감하게 하는 사건이다.


경찰청은 2019년 상반기에 사이버도박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6월 말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이 기간 중 총 3,625건을 단속해 도박사범 4,876명을 검거하고, 그 중 184명을 구속했다. 단속건수는 전년 1,747건에서 107.5%, 검거인원도 전년 2,399명보다 103.25%, 구속자도 전년 116명보다 58.62% 중가 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단속건수나 검거인원, 구속자 등 모두가 대폭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스포츠 도박이 57.5%, 연령별로는 30대가 38.2%, 직업별로는 직장인이 4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같은 높은 수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정보통신 매체의 발달로 도박장이 우리 손 안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도박환경에 쉽게 노출된 우리의 일상이 건전한 사람들의 삶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필자도 사이버도박과 관련하여 다양한 사건을 수사한바 있다. 공금 횡령과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사기, 고리 대부업과 사채를 이용한 가정파탄 등 2차 범죄 피해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실제로 필자와 가까운 사람도 사이버도박 중독으로 행복한 가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도박행위로 전과자도 대량 양산되고 있다. 사이버도박은 일반 도박사범과 같이 형법을 비롯한 한국마사회법,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 그 후 도박자는 구속 또는 불구속으로 법원에 기소되어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받는 등 전과로 기록된다.


사이버공간의 확장으로 사이버도박은 우리생활 곳곳에 깊숙하게 침투되었다. 단속자의 눈을 피해 어두운 공간에서 도박을 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하나면 거액의 불법 도박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도박에 빠져들게 된다. 실시간 도박시간은 1분에서 5분이면 한 판이 끝난다. 장소를 부문하고, 빠른 시간에 도박을 할 수 있어 더 빠져든다. 


최근에는 군부대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병사들의 도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다양한 도박 종류에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행위자들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30대가 전체의 38.2%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중추로 커나가는 30대가 도박에 멍들고 있다. 


사이버도박은 오프라인 도박과 같이 현금이 오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빠져나가는 돈이 보이지 않아 중독이 심해지고,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접근 방법도 다양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나타나는 초기 화면은 도박사이트 임을 알기 쉽지 않다. 위장사이트를 경유해 오픈채팅 또는 휴대전화에 무작위로 문자를 살포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사이버도박 사이트는 운영자들만 이익을 얻는 구조이다. 프로그램 조작에 의해 이용자들의 승률을 최대한 낮추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도박에서 이기더라도 출금을 지연시키면서 계속 도박행위를 유도한다. 사이트를 폐쇄해 출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행위자는 이런 피해를 당해도 자신이 도박행위로 처벌을 받을 위험으로 인해 신고도 못한다. 


최근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금융계좌를 빌려 도박 입금계좌로 사용하기도 한다. 계좌를 빌려주는 행위는 도박사이트 운영 방조로 처벌받을 수 있어 절대로 제공을 해서는 안된다. 


도박사이트 차단을 위한 금융기관의 협조도 필요하다. 개인정보 도용방지와 차명계좌 및 불법자금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모니터링 등 역할 강화이다. 도박사이트에 대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대국민 교육 및 홍보 강화로 도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심어줘야 한다.


사이버도박은 결코 일확천금의 꿈을 이룰 수 없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불행해진다. 도박금은 입금하는 순간 운영자들의 수익금이 되며, 행위자도 도박 범죄자가 됨을 알아야 한다. 사이버도박의 승률은 거의 없다. 도박 탈출은 가족의 행복을 지키고, 파멸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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