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칼럼] ‘뜨는 명약’과 ‘지는 명약’, 그리고 코로나19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0-10-27 12: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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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약에도 ‘뜨는 명약’과 ‘지는 명약’이 있다. 약에도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흥망성쇠가 있는지 모른다. 약은 원래 항상 부작용을 동반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부작용이 없는 약은 결코 명약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 과학자들은 과거에 승인된 약품 아만타딘(Amantadine)에 새로운 의학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항바이러스제인 아만타딘은 원래 유행성 독감인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경우 치료약으로 처방된다. 


또한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의식 회복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진 의약품이다. 아만타딘의 새로운 약효가 발견된 것은 이번 처음이 아니다. 1966년 처음 승인된 몇 년 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동안 양로원 노인들에게 지급됐다. 그리고 많은 성과를 얻었다. 


이후 아만타딘은 인플루엔자 치료약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이 약을 접하게 된 노인들 가운데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인플루엔자로 이 약을 접한 환자들의 운동능력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이른바 ‘약에 의한 새로운 적용질환(drug indication)’이 발견된 것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발생하며 자세 불안정성과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운동능력의 향상은 치료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한 가지 약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질환에 적용되는 예는 드물지 않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발기촉진제 비아그라가 한 예다. 


비아그라는 원래 평범한 혈압 약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 했다.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발기촉진 특효약으로 부상하면서 최고의 의약품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발기부진에 이어 이제는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많은 약품이다. 


물론 상용화가 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부작용이 없는 비만치료제로 한걸음 내디딘 것은 분명하다. 독일 본대학 연구팀이 쥐를 실험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아그라가 지방을 태워 살이 찌지 않는 다는 연구결과에 힘을 얻고 있다. 


덧붙이자면 비만의 원인인 백색지방을 태우는 갈색지방 세포를 활성화시키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체에 적용시키기에는 시기상조다. 설치류인 쥐와 인간 세포의 구성은 상당히 다르다. 


아스피린도 여러 질환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약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최고의 카멜레온 약품’이라는 명칭이 따라다닌다. 원래는 버드나무 수액에서 추출한 단순한 진통제에 불과했다. 이어서 혈액 항응고제(thinner of blood), 그리고 심장발작 및 뇌졸중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오히려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심혈관 질환은 기본적으로 혈류의 이상에서 나온다. 잇따라 나오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아스피린은 위암, 대장암을 비롯해 각종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아마 이런 연구결과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면 아스피린은 이제가지 보고된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만병통치약’으로 자리를 잡을 지도 모른다. 의약품 역사상 페니실린 발견을 제외한다면 이런 뜻밖의 행운보다 더 많은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발견은 이제까지 없다. 


비타민-E는 한때 미래의 만능 영양소로 간주되었던 의약품이다. 그러나 매일 다량으로 복용할 경우 사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는 명약은 또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스타틴(Statin)도 화려한 명약의 무대에 등극한 의약품이다. 혈압을 낮추고 심장마비를 예방하는 등 일각에서는 대단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뇨 위험을 높인다고 밝혀져 점차 관심에서 밀려나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 많은 백신을 비롯해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 치료제들이 한때 빤짝였다가 사라지는 명약이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명약으로 계속 남길 기대해 본다. 의약품의 새로운 발견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켜 웰빙으로 가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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