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여성] 태국, 정치권과 경영계에서 퍼지는 '양성평등' 목소리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4 13: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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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에 따르면 태국(2017년 기준)은 83위로 말레이시아(57위)보다는 나쁘지만 캄보디아(90위), 필리핀(113위), 인도네시아(116위), 베트남(116위) 등 주변 국가들에 비하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79.9세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평균(76.7세)보다 길었고, 학교를 다닌 기간도 14.8년으로 평균인 13.5년을 상회했다. 이는 태국 여성이 비교적 충분한 영양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가정을 돌보는 대신 학교에 등교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은 사회에 진출해 상대적으로 동등한 위치에서 남성과 경쟁할 수 있다. 덕분에 태국 여성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1만3793달러로 평균(1만689달러)보다 높았다. 

태국은 지난 2015년 9월 ‘성평등법’이 제정됐다. 법안은 교육이나 고용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고, 행위가 적발될 경우 조정위원회는 가해자에 차별행위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도 가해자가 계속 차별행위를 할 경우 6개월 미만의 징역 혹은 2만 바트 미만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고, 차별행위 재발시 최대 3개월 징역과 1만 바트 벌금이 함께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성평등법’은 군대 등 국가안보나 종교적 활동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차별을 규정하지 않았다. 즉,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종교적 이유가 있다면 필요에 따라 여성을 차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태국 정치권에서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태국은 의회제를 채택한지 87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상원의원 250명 중 여성은 26명에 불과하고, 최근 5년간 정부 내각 관료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했다.

태국 현지매체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니카 와니치 태국 새미래당(FFP) 대변인은 “정치권은 그동안 여성의원이 연설하면 야유를 보내거나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등 성차별적 행위를 해왔다”며 “지금도 능력과 비전이 아닌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을 하는 등 차별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태국은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가 잔재해 남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있고 여성에게 특정한 사회적 역할을 강요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계에서도 여성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발견된다. 사실 태국은 다른 국가보다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높다. 글로벌 회계법인 그랜트손튼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태국의 여성 CEO 비율은 33%로 아세안 평균(21%)보다 높고, 세계 평균(15%)의 2배에 달한다.

그러나 포브스 태국 부자 33위(2019년 기준)인 폰텝 폰프라파 시암모터스그룹 회장의 딸인 프라납다 폰프라파는 시암모터스를 경영하면서도 여성 인권 신장에 힘쓰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프라납다는 “여성들은 지금도 직장 내에서 남성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부문 모두 조직문화를 개혁해 양성평등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 자체가 변해야 진정한 평등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여성 인권을 지키기 위한 언론의 역할도 지적됐다. 언론들은 보통 대표나 고위 관리직 등을 인터뷰하기 마련이고,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을 인터뷰하지 않는다. 또한 태국에서는 경찰이나 군인은 남성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여성 경찰이나 군인은 인터뷰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 패널 중 여성은 25%에 불과했다.

태국 공영방송인 PBS에서 선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푼차니카 추아누킷은 “우선 언론 수뇌부들의 인식이 변해야 보도 성향도 바뀔 수 있다”며 “주로 고위 관리직을 맡고 있는 남성 대표들 대신 함께 일하는 여성들을 더 많이 인터뷰해 방송에 노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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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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