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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석유시설 (사진=연합뉴스/EPA) |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중국 위안화 표시 회사채 발행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유라시아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는 아람코가 위안화 표시 회사채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아람코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지난 17일 8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금까지 원유 결제가 달러화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람코가 위안화 표시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원유시장에서 그만큼 위안화의 위상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트로 달러’의 자리를 ‘페트로 위안’이 천천히 잡아먹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이머지85의 조셉 다나 선임에디터 등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중국은 ‘달러 패권’에 도전하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셰일가스 혁명 등으로 인해 원유 순수출국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향후 원유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국이 원유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면 산유국들도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미군 철수를 명령하는 등 중동에서 발을 빼려는 반면, 중국은 사우디를 비롯해 이라크, 파키스탄 등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 원유에 더 이상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 미국은 중동에 이전만큼 관여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중동 정세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의 해상운송 루트 중 중동 원유를 파키스탄, 미얀마를 통해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사우디로부터 일일 평균 약 160만~170만 배럴(bpd) 규모의 원유를 수입했고, 같은 기간 러시아산과 이라크산 원유 수입량은 각각 170만 배럴, 120만 배럴에 달했다.
다만 사우디가 중국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을지는 확실치 않다. 사우디와 이란은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인데 중국이 이란과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아틀란틱협의회 산하 글로벌에너지센터의 랜돌프 벨 디렉터는 “걸프만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냐고? 그건 당연한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이란산 원유도 들여오는 만큼 군사적 관계에 있어서 사우디는 미국이 여전히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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