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성폭행 피해자, 녹취록 공개…"회사 거짓 주장에 기가 막혀" 반박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5 13: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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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회사요구사항 묻는 질문에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촉구
대한항공, 피해자 요구사항 인지 및 재확인…추가조사는 '거부반응'
피해자 변호인 "가해자에 대한 징계절차 거치지 말아달라 요청한 사실 전혀 없어"반박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회사가)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가해자로 인한)주변 조사까지 철저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대한항공 직원 피해자 A씨) 


지난해 12월17일 대한항공 인사팀 관계자가 피해 직원과 법률대리인을 찾아와 요구사항을 묻는 데 따른 피해자의 대답이다. 피해자 A씨는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추가 조사를 명확히 요구했고, 회사 측은 피해자의 요구를 확인하는 녹취록이 공개 됐다.  

▲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이 사내 성폭력 사건을 신고 받고도 가해자를 징계절차 없이 퇴사시키고, 사건을 축소하려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25일 아시아타임즈는 피해자로부터 지난해 12월17일 회사 관계자와 면담한 녹취록을 입수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회사 인사담당자의 요구사항을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가해자의 철저한 조사와 추가피해 사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당시 녹취록에서 회사 담당자는 “(사건에 대해)공감도 되고, 또 (피해자가) 바로 찾아오기 힘들었을 수 도 있을 것 같고, 보호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원하시는 것을 들으려고 왔다”며 피해자에게 요구사항을 요청했다. 이에 피해자가 이 같이 대답한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피해자의 요구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인사담당자는 “(피해자가) 크게 두 가지 말씀 하셨다"며 "첫 번째는 변호사님께 말씀 드렸지만 아직 가해자라고 지목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진행하면 저희 의도와는 달리 노출될 수 있고, 그러면 (가해자가)먼저 컨택(만남)을 시도할 수 있고, 더 힘들 수 있다. 일단 지금은 (조사를)진행 안한 상태다. 그래서 여쭤 보러 왔는데 원하시는 것은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고, 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례 조사도 요구하셨다”고 확인했다.

녹취록만 본다면 대한항공이 전날 내놓은 입장과 상당히 배치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피해자 보호를 절대 원칙으로 이 후 모든 처리 절차를 피해자 측과 상의해 결정했고, 피해자 변호인은 징계위원회 개최 시 가해자의 사직서를 조속히 접수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가해자의 추가 피해자에 대한 조사 요구는 접수된 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피해자 측이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최소한 피해사건의 내용이 공유되는 점과 2차례에 걸치게 되는 상벌위원회 기간 등을 고려해 별도의 징계절차 없이 사직서 처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피해자 측은 전날 회사의 입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피해자 A씨는 “회사에서 언론에 보낸 반박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변호사와 피해 당사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있었던 대화에 대해 (회사가)거리낌 없이 거짓주장을 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피해자의 변호인도 “면담 당시 ‘가해자의 징계’에 대한 부분을 먼저 거론하지 않았다”며 “회사 측 인사 담당자가 먼저 피해자에게 ‘징계위원회를 거치면 피해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가해자를 따로 불러내어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 사직서를 받는 형식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피해자나 대리인이 징계위원회의 절차를 극도로 거부하거나 가해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실제로 녹취록을 보면 회사 인사 담당자가 추가 피해자 조사를 재차 요구하는 피해자의 말에 “추가 피해자가 여러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분들도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보도 안했고, 원치 않을 수도 있으며, 묻고 넘어 가겠다고도 할 수 있다. (조사가) 안 될 수도 있다”며 추가조사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는 이에 “그렇다고 하다고 하더라도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조사를 재차 촉구했다. 즉 대한항공은 피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수 된 바 없다고 한 것은 거짓이라는 얘기다.

한편 피해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항공 내 성범죄 예방과 철저한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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