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국 고수' 록계에 '컬래버레이션' 열풍 분 이유

신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0 14: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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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유튜브 영향...폐쇄성 걷어내고 활발한 교류
▲ 한국 하드록밴드 '해리빅버튼'과 러시아밴드 '스타킬러즈'가 협업해 발표한 'Dawn of the dead'. 사진=월간하드락통신

[아시아타임즈=신지훈 기자] 록계에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뜻밖의 훈풍이 불고 있다. 

 

그간 좀처럼 외부와는 작업하지 않고, 자체 생산의 폐쇄성을 띄었던 밴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튜브 협업 열풍 등으로 한층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며 유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록계에 따르면 하드록밴드 '해리빅버튼'은 최근 러시아 밴드 '스타킬러즈(The Starkillers)'와 함께 작업한 싱글 'Dawn of the Dead'를 공개했다.


이 곡은 지난 6월 해리빅버튼이 발표한 EP 앨범 'Dirty Harry'의 수록곡 가운데 하나로, 평소 해리빅버튼이 합동 콘서트를 여는 등 활발한 교류를 해왔던 '스타킬러즈'가 연주에 참여한 곡을 새롭게 발표한 것이다. 

 

이 작업은 한국콘텐츠 진흥원 주관 ‘2020 뮤콘(MU:CON) 콜라보’ 프로젝트 지원으로 제작됐다.

곡에서 스타킬러즈는 보컬을 비롯해 기타와 베이스, 드럼 등 모든 연주에 참여했으며 해리빅버튼 이성수가 최종 편곡을 함으로써 헤비하고 선명한 메탈 사운드가 완성됐다. 러시아어와 영어 가사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두 밴드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공간에서 만나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곡을 완성했다. 

 

이들은 그동안 유닛 형태로 뭉쳐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총 8차례나 투어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물리적 교류가 지연돼 온라인으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곡을 완성했다. 

 

▲ 해리빅버튼과 스타킬러즈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공간에서 만나지 않고, 각자의 공간에서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곡을 완성했다. 사진=월간하드락통신

해리빅버튼의 리더 이성수는 "한·러 연주자의 서로 다른 기타 톤을 섞어 밀도감을 높였으며, 드럼에도 퍼커션을 얹혀 리듬감을 더욱 살렸다"며 "특히 한·러 시차를 비롯해 직접 만나지 못하며 벌어진 커뮤니케이션상의 난제들을 극복하고 완성도 높은 곡을 만들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들은 음원 뿐만 아니라 각자 한국과 러시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성수는 "코로나 시국을 타개할 취지로 애초 기획단계에서도 뮤직비디오 편집까지 함께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뮤직비디오를 염두에 둔 것은 음악 소비 형태가 과거 정규앨범에서 싱글 중심으로, 또 음원 싱글에서 유튜브 등 뮤직비디오로 변화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유튜브 플랫폼은 크리에이터들이 서로의 인맥을 기반으로 각자의 채널을 오가며 활발한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제작해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컬래버레이션에 인색했던 록 뮤지션들도 서서히 변화의 흐름에 맞춰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6일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과 함께 'Dear.'를 발표한 피싱걸스가 대표적이다. 

 

평소 크라잉넛의 팬을 자처했던 피싱걸스 보컬 비엔나핑거가 크라잉넛의 히트곡 '허니'에 영향을 받아 곡을 쓰고, 박윤식을 초청해 함께 부른 것으로, 25년 경력의 박윤식으로서는 첫 보컬 피쳐링 곡이다.

 

▲ 피싱걸스가 발표한 'Dear.'. 특히 이곡에는 크라잉넛 보컬 박윤식이 데뷔 25년만에 처음으로 피쳐링에 참여했다. 사진=월간하드락통신

 

이후 이 곡은 팬들이 남성 보컬 파트를 직접 불러 영상을 올리는 등 챌린지 이벤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같은 날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는 '혁오'와 함께 작업한 싱글 'Candlelight'를 발표했다. 처연한 멜로디에 한국의 장례 문화를 독특하게 조화시킨 뮤직비디오로 주목받은 이 곡에 혁오의 보컬 오혁이 피쳐링으로 참여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틀후 선셋 롤러코스터는 역으로 혁오의 'Help'를 리메이크해 1차로 공개했으며, 또한 향후에는 장기하와 이디오테잎이 각각 'Help'를 자신들의 색깔로 재해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달 5일 그런지 밴드 '미씽루씰'은 '텔레플라이'의 드러머 오형석이 피쳐링한 싱글 'Shame on you'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같은 록계의 컬래버레이션 문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원맨밴드 대명사 김사랑은 밴드 '오렌지팡팡보이즈'와 유닛으로 보컬로 참여해 일렉트로닉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배 하드락통신 편집장은 "밴드간 보컬 컬래버 또는 아예 곡을 협주해 새롭게 발표하는 일은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유튜브 채널의 유튜버 합동 콘텐츠, 유동골뱅이 맥주나 곰표 팝콘 등의 소비재 혼종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록음악도 아티스트들이 활발히 교류하며 합종연횡의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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