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여성] 뛰어난 베트남 여성들… '가부장 문화'에 족쇄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5 14: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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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양성평등 수준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149개국 중 77위를 차지했다. 이에 베트남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건강과 교육 수준은 거의 차이가 없었고, 경제적 참여 기회도 상당히 동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6.72%로 세계 평균인 22.3%보다 높았다. 또한 부교수와 정교수 비율은 지난 2000년 각각 7.0%, 4.3%에서 지난 2016년 29.53%, 9.23%로 올라 학계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밖에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이사진 비율은 각각 약 25.0%, 17.6%로 선진국인 한국, 일본보다 상황이 더 낫다.

대표적으로 마이 키에우 리엔은 베트남 최대 유제품 기업인 비나밀크에서 CEO를 맡고 있고, 응웬 티 프엉 타오는 최대 민영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의 회장 겸 CEO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남부 메콩델타는 섬유와 의류 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상당수 여성은 의류공장에서 일해 남성보다 소득이 높다.

다만 특정 산업에서의 성차별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과학, 정보통신(IT), 건축, 법조계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유능하다는 인식이 존재하고, 건설업 노동자나 택시기사, 경찰과 같은 직업도 여성은 부적합하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일하는 여성 중 절반 이상(55%)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 보통 조직에 소속돼 일하는 남성과 차이를 보였다. 

베트남 전쟁을 거치며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이지만 사회적 인식과 편견은 해결돼야 할 문제다. 예를 들어, 부모세대에서는 딸보다 아들을 낳길 원하는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고,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 때문에 베트남 여성은 하루 평균 5시간을 가사노동에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정규직 비율은 각각 73.9%, 67.7%로 여성이 더 낮은데 이는 기업들이 여성 직원은 결혼이나 출산으로 일을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해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인 국제개발처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은 기업에 가장 원하는 정책으로 출산휴가를 꼽아 직장 내 다양성을 요구한 필리핀 여성이나 유연근무를 택한 싱가포르 여성과 차이를 보였다. 이는 베트남 여성에 대한 집안일과 육아 부담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베트남 정부는 출산휴가기간을 6개월로 연장했고, 지난 2015년에는 여성 직원을 고용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제공하며, 창업이나 경영에 필요한 교육비를 100% 지원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 편견은 단순히 법령을 제정하거나 기업 정책만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베트남 국영 베트남 뉴스 등에 따르면 응웬 티 빅 로안 베트남 상업대학교 부총장은 “자녀와 조부모 그리고 집안을 돌보는 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퍼져있다”며 “이 때문에 여성은 커리어 개발에 필요한 교육이나 네트워크 형성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여성이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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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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