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사모펀드 환매연기 공포 확산...증권사 2조 TRS 자금 다 회수하나?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8 13: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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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펀드 환매 연기 사모펀드 운용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급성장세를 이어가던 사모펀드가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와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해지로 인한 유동성 수거가 사모펀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이날 환매일이 돌아온 ‘에이트리’를 비롯해 3개 펀드의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에이트리의 설정액은 567억원이고, 환매 주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환매 신청이 들어온 비트리와 공모주 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493억원, 48억원으로 3개 펀드를 모두 합치면 1108억원 규모다.


또한 보유 26개 펀드 전부에 대한 2월말까지의 순차적 환매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 펀드들은 가입과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이다. 외부고객자산이 100% 환매에 나선다고 가정하면 묶이는 전체 자산은 1817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일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코다코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가 이 종목이 외부감사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보유 펀드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했던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에 비해 충격이 크다.
 


단순히 투자한 기업의 메자닌(주식 성격을 가진 채권) 등 부실이 아니라 ‘라임 사태’로 인해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TRS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TRS는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통상 자금이 부족한 사모 운용사는 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를 지지 않고 짭짤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다. 펀드에 문제가 발생하면 TRS 자금은 일반 투자자 자금에 비해 우선 변제된다.

그러나 라임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증권사가 발 빠르게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에서 TRS 자금 회수에 나서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난 22일 기준 알펜루트자산운에 대한 증권사 TRS 대출액은 436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이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유동성 위기 우려에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미래에셋대우도 거들었고 결국 환매 중단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환매 연기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펀드가 잘될 때는 이익을 취하다가 수익률이 떨어지니 자금을 먼저 회수했다”며 증권사에 대한 원망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18곳에 해당 자금 규모는 총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이 사모펀드에서 한번에 빠진다면 ‘도미노 환매 연기’ 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전체 567억원 규모 펀드 가운데 증권사의 TRS 자금은 19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메자닌과 마찬가지로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주로 투자돼 저가매각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 방지를 명목으로 환매 연기 조치까지 내려졌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리드, 녹원씨앤아이 등 CB 투자 종목과 모자펀드 구조가 라임자산운용과 흡사하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에 대해 알펜루트자산운용 측은 라임자산운용과 다른 점을 부각하기에 힘썼다. 마켓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만나씨이에이, 파킹클라우드, 뉴플라이트 등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 2016년 출시 이후 수익률은 매년 25%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유형 잔고

회사 관계자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은 메자닌이 주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회사가 아니라 벤처기업과 상장기업 등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라며 “개방형펀드에 사모사채나 메자닌 자산이 전체의 7% 수준으로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고 무역금융이나 부동산 금융 등의 상품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소수의 모펀드를 설정해 모펀드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자펀드를 운용하고 자펀드는 개별운용을 하지 않는 ‘모자형펀드’ 구조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일부의 펀드에서 타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것은 허용된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 구조로서 다른 펀드를 매수해 균형있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목적으로 편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TRS를 빈번하게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단순 차입의 용도로 TRS를 이용했다”며 “TRS 사용규모는 전체 설정액대비 최대 7.5%수준에서 현재는 5% 수준으로 절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고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TRS 자금을 회수한 것”이라며 “대출자의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TRS 대출은 수시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TRS 계약은 증권사에서 여전히 중요한 수익원”이라며 “이번 일로 모든 사모펀드에서 TRS 자금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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