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현장] 코로나19에 특사경까지…이중고에 시름 깊어가는 부동산시장

김성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6 14: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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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걱정…낯선 사람 접촉 최소화
부동산 거래 꺼려…계약시 모두 마스크 끼고 진행
대응반 출범…중개사들 "부동산 단속하면 문 닫아야해"
분양시장, 코로나19 감염자 나올라 온라인 홍보 대체
▲ 서초구의 한 상가 단지 내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문을 열어두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지나다니거나 상담을 받는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김성은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아이가 있는 집이면 혹여나 코로나 감염이 염려돼 얼른 방을 보여주고 와요"(서울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


코로나19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급격히 줄었다. 낯선 사람과의 접촉이 빈번한 부동산업이 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출범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반'의 단속 우려에 2중고를 겪고 있다.

26일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모여있는 서초구 잠원동의 한 상가를 찾았다. 중개사무소는 모두 문을 열고 정상영업 중이었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상담 전화를 받는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공인중개사 박모(여, 40세)씨는 "12·16대책 이후 관망세가 깊어지면서 서초구 일대 매물잠김 현상으로 거래가 줄었다"며 "거기에 코로나 이슈까지 겹쳐 집 구경을 오려던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보류된 건이 많다"고 토로했다.

박모씨는 "금액이 크지 않은 전월세 계약의 잔금 처리 같은 경우는 굳이 만나지 않고 연락을 취해서 해결한다"고 밝혔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거래 문의가 비교적 많은 개포동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강남구 개포동의 공인중개사 전모(남, 45세)씨는 "개포주공1단지가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매수 문의가 여럿 있었다"며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1~2주 전부터 상담 일정이 미뤄지거나 취소됐다"고 말했다.

중개업 특성상 매매, 전세 등 모든 계약시 해당 장소를 방문해야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누는 등 접촉이 잦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집을 보러가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괜히 미안할 정도'라는 공인중개사도 있었다.

특히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더욱 힘들어져 매출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 이모(여, 49세)씨는 "평상시 대비 매출이 40~50% 정도 떨어졌다, 이번달은 지난달 계약이 체결된 거래의 잔금절차 외에 새로운 계약 건이 단 하나도 없다"며 하소연 했다.

이모씨는 "역세권이나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 부동산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그 외 부동산은 사정이 어려워 사무실 월세 내기도 쉽지 않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모씨의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을 때 마침 계약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모씨는 계약 내내 설명을 멈추지 않았지만 마스크를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 방문객도 모두 마스크를 낀채 계약을 진행하며 틈틈히 손소독제를 발랐다.

계약 후 이모씨는 "문을 열어둬도 밖에 사람이 없는데 손님이 들어오겠냐"며 바로 가게 문을 닫고 퇴근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업은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비성수기 차이가 크다"며 "보통 1~2월에 계약을 하고, 4~5월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사를 많이 하는데 계약이 이뤄질 시기에 코로나가 터져 업계에서 힘들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고 했다. 

▲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계약자와 공인중개사가 마스크를 낀 채로 계약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연이어 쏟아지는 규제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시장은 대응반 단속까지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불법거래와 시장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반'을 지난 21일 출범했다. 단속이 뜨면 부동산들은 일제히 자체 임시휴업 상태에 돌입하기도 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응반 출범식을 가진 날은 문을 닫았다"며 "꼭 잘못을 해서 휴업하는 것이 아니라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피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사법경찰과 각 유관기관 파견인력으로 구성된 대응반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됨에 따라 언제든지 단속이 나올 수 있기에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박모씨는 "단속팀도 현장을 나왔으면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계약서 상 공란, 게시물 등 사소한 것도 이것저것 물어본다"며 "지금은 잠잠하지만 강남 일대는 점검이 잦아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모씨는 "단속 나올 때 모두 휴업하는데 한 곳만 열려있으면 그 집이 타겟이 된다"며 "불법과 상관없는 중개소도 피해를 받다보니 문제가 되는 중개소만 찝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분양업계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모델하우스 오픈 대신 온라인 홍보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이 분양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사이버 홍보관으로 모델하우스를 관람을 대체했다. GS건설은 '과천제이드자이' 견본주택 내부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소개하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지난 1월 청약업무 이관으로 미뤄진 분양작업을 재개하자마자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달도 분양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구에서 이달 분양 예정이였던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 등은 분양일정을 연기했으며 '다사역 금호어울림센트럴'도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부동산시장이 움츠러들었다"며 "감염 우려가 수그러들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텐데 1분기가 모두 날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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