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라임사태 피해자입니다"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8 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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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 불완전판매·늦장대응 등 논란으로 죄인 취급
"팔아달라 할 때는 언제고, 문제 터지니 우리가 나쁜놈?"
"운용사 잘못 명백한데 판매사에 책임전가 억울"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최근 라임사태를 두고 라임자산운용보다 판매사들인 은행권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수수료를 위해 불완전판매는 물론 환매중단 가능성을 알고서도 투자자들에게 경고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에 은행권은 판매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태의 원인이 명백한데 엉뚱한 판매사들이 죄인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금 돌려막기, 자펀드 투자 등 법망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운용하다 유동성 부족으로 투자금을 환매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태가 발생하자 1조5587억원 규모의 환매를 중단했고, 이 펀드들에 1200억원을 투자한 또 다른 모펀드는 오는 3월 말 만기가 돌아와 환매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

사태가 터지자 라임운용은 물론 증권사, 은행 등 판매사들의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수익을 챙기기 위해 적합성의 원칙 위반,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역시 환매중단 펀드의 판매비중이 35%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익만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판매한 것 아니냐며 탐욕금융으로 내몰았고, 일부 증권사는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어 6700억원가량의 회수금을 개인투자자들보다 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은행들은 라임사태의 불똥이 결과적으로자신들에게 튄 것에 하소연이다.

라임운용은 사모펀드 운용업계 1위의 회사로서 지난해 7월 사모펀드 설정액 6조원을 넘볼 정도였다. 라임운용의 많은 사모펀드들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그만큼 고객들의 사랑도 대단했다. 라임운용의 상품은 판매사들이 고객들에게 제안하는 경우보다 고객들이 먼저 찾는 경우가 많았던 상품이었다. 펀드가 판매가 시작되는 동시에 족족 완판되며 인기를 끌었다.

또 상품이 중위험 상품으로, 작년 문제가 됐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는 결을 달리한다. 고위험상품을 불특정 고객들에게 판매한 것이 아닌, 투자의향이 있고 투자성향과 맞는 고객들에게 판매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모든 계약이 완전할 순 없듯이 불완전판매가 있을 수는 있기에 판매사들은 불완전판매에 대해 책임을 지면 된다"면서도 "그러나 라임사태는 운용사의 잘못된 자금운용에 비롯된 것이 명백한데 판매사들이 비판을 더 받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수수료에 눈이 멀어 판매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은행의 경우 국내은행은 작년 15도6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조2000억원이었다. 이중 수수료이익은 2018년 4조8000억원, 작년 3분기 3조8000억원이었다. 여기서도 펀드판매수수료로 챙긴 이익은 일부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연간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는데 펀드판매수수료는 100억원에 불과하다"며 "펀드판매수수료가 수익 비중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도 않는데 굳이 은행이 판매에 열을 올리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부실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늦장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점에 대해서도 억울해 했다.

판매사 관계자는 "운용에 대해 의구심이 들어 일부 판매사들이 모여 투자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종필 라임운용 전 부사장이 자본시장법상 판매사들에게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며 "처음 상품을 팔아달라고 할 때와 자세가 달라진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공개내역이 한정적이어서 판매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라임사태가 사기 사건으로 번지는 가운에서도 판매사들의 비판이 거센 데 대해 책임회피를 위한 방패막이로 쓰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라임사태는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완화된 관련 법의 헛점을 이용한 사건으로, 법망을 꼼꼼히 만들지 못했고 감시감독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금융당국과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퍼질까 우려하는 자산운용업계가 투자자들의 분노를 판매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DLF 사태에 이어 라임사태까지 터지니, 펀드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하는 것이 오히려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 될 수 있겠다"면서도 "하지만 이 경우 잘못한 게 없는 판매사들은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사들도 피해자인데, 왜 판매사들이 가해자가 돼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국도 책임을 은행들에게 떠앉기기에 앞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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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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