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사 첫 제재심…부실한 내부통제 책임, CEO에 물을 수 있나가 쟁점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9 14: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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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감독원의 첫 번째 제재심의위원회가 29일 열렸다.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게 사전 통보된 '직무 정지'의 중징계가 그대로 확정될지, 제재 수위가 낮아질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께 제재심을 열었다. 금감원 검사가 이뤄진 순서대로 제재심 차례가 정해진 터라 신한금융투자가 처음으로 심판대에 올랐다. 이후 대신증권, KB증권 순으로 제재심이 이어진다.

제재심은 금감원 조사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함께 나와 각자의 의견을 내는 대심제로 진행됐다.

라임 사태 당시 근무한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가 제재심에 직접 출석했다. 금감원은 이들에 더해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에게 직무 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를 통보한 상태다. 나 회장은 이번 제재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29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리는 '라임 사모펀드 사태' 관련 판매사 제재심의위원회에 신한금융투자 임직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제재심에서는 경영진 제재를 놓고 금감원과 증권사 측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부실한 내부통제의 책임을 물어 경영진까지 제재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근거로 경영진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금감원은 대규모 원금 손실로 물의를 빚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도 내부통제 부실을 근거로 우리·하나은행 경영진에 중징계 처분을 했다.

증권사들은 법 조항이 '금융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라'는 의미이지 금융사고가 터졌을 때 경영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라고 맞섰다. 내부통제에 실패했을 때 금융사 CEO를 제재할 수 있게 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금감원 통보대로 중징계가 확정되면 해당 CEO는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심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현직인 박정림 대표가 제재 대상자라는 점에서 특히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KB증권 측은 회사 "라임 사태의 책임은 금감원에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해 이달 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A의원에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금투협 측은 '금투협은 자본시장법상의 금융사가 아니어서 나 회장이 중징계를 받더라도 업무수행에 차질이 없다'는 확인을 금감원에 받은 상태다. 금투협 측도 증권사 CEO 징계안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금감원·국회 등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센터장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금융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실형이 예상되는 만큼 나 회장 측이 책임을 강하게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라임자산운용에서 뇌물을 받은 심모 전 PBS본부 팀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는 등 제재심에서 중징계가 나온다고 해도 이를 부인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함께 기소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 역시 중형이 예상되는 상태다.

여기에 3개 증권사 모두에 라임 사태가 공통으로 적용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독일헤리티지펀드 문제가, KB 증권은 호주부동산펀드 사안도 제재심에서 함께 논의된다. 이에 따라 제재 수위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제재심에 출석하는 임직원 수가 많고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는 만큼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제재심 끝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상황에 따라 11월 5일에 2차 제재심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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