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창업가는 '슈퍼스타'… 아세안서 '창업붐' 부는 이유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3 08: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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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소프트뱅크 그룹을 이끄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신수도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인도네시아 대통령궁)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는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가 유명 축구선수처럼 큰 인기를 누리거나 심지어 고위 공직자에 오를 만큼 이들을 슈퍼스타로 대우하고 있다. 


아시아 창업전문매체 e27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차량공유업체인 고젝을 기업가치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2334억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나디엠 마카림은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 장관을 지내고 있고,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는 3명의 청년 창업가들이 말레이시아 국가경제실행위원회(NEAC)에 합류했다.

또한 태국의 주식거래 어플리케이션인 스톡레이더스에서 무한책임사원을 지냈던 파콘우트 우돔피파츠쿨은 정보통신디지털경제사회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의 규제에 맞서 창업가들이 더 활발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 대신 창업을 하려는 청년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인도네시아(35.5%)에서 가장 높았고, 태국(31.9%), 베트남(25.7%), 말레이시아(22.9%), 필리핀(18.7%), 싱가포르(16.9%)가 다음을 이었다.

동남아시아는 투자 규모 측면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벤처캐피털(VC)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8월 VC 투자액은 31억6000만 달러(약 3조8975억원)를 기록해 2017년 전체 투자액인 27억2000만 달러(약 3조3548억원)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렇게 동남아로 자금이 몰리자 유니콘 기업도 하나둘 등장하게 됐고, 특히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차량공유서비스, 비디오게임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핀테크 산업의 경우 지난 2018년과 2019년 모두 투자액 절반이 싱가포르로 향했던 가운데 지난해에는 전년과 달리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가 강세를 보여 싱가포르의 차량공유업체인 그랩은 지난해 6월 기준 시장가치가 140억 달러(약 17조2676억원)에 달했고, 전자상거래업체 라자다도 32억 달러(약 3조9468억원)를 달성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차량공유업체 고젝 95억 달러(약 11조7173억원), 전자상거래업체 토코페디아 70억 달러(약 8조6338억원), 여행플랫폼업체 트래블로카 41억 달러(약 5조577억원), 전자상거래업체 부칼라팍 10억 달러(약 1조2334억원) 등 인도네시아도 싱가포르에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베트남의 소프트웨어업체인 VNG는 16억 달러(약 1조9737억원), 필리핀의 상업부동산업체인 레볼루션 프리크래프트가 10억 달러(약 1조2334억원)를 기록했다.

태국은 아직까지 유니콘 기업이 없지만 활발한 유동성 공급 덕분에 태국 증권거래소(SET)지수는 지난 2018년 1월 사상 처음으로 1800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세안이 이렇게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6억 명 이상에 달하는 인구 중에서도 청년층 비율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가격이 하향 평준화된 시점에 경제가 성장했고,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년들은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시청, 전자상거래를 더 많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도 젊고 디지털 문맹이 적은 국가에서 시장 기회를 찾게 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며 온라인 시장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다.

실제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고령(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를 살펴보면 오는 2025년까지 한국과 일본은 각각 27.37%, 54.8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7.93%), 필리핀(8.63%), 인도(10.20%), 베트남(12.03%), 싱가포르(17.90%) 등은 선진국보다 노년부양비가 대단히 낮아 풍부한 청년층 인구를 통한 온라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부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지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규제완화와 지식재산권 보호, 자금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올해까지 스타트업 1000개를 키우겠다고 발표하는 등 의지를 내비쳤다.

태국은 지난 2016년 정부가 5억7000만 달러(약 7022억원)에 달하는 VC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2017년부터는 핀테크, 의료기술, 농업기술 등 10개 분야 스타트업에 최대 5년까지 세금을 면제하는 정책을 펼쳤다. 덕분에 지난 2017년 말 기준 태국에서 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 29곳 중 12곳이 핀테크 기업이었다.

베트남의 경우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올해 초부터 기업등록절차, 외국인투자법, 주식거래법 등 개정을 지시하면서 스타트업 육성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 국민 10명 중 3명은 온라인 쇼핑을 즐겼으며, 지난해 4분기 기준 베트남 국민의 평균 전자지갑 결제 횟수는 1.6~2.2회, 결제액은 21달러(약 2만원)로 성장했다.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의 클라우디아 자이스버거 교수는 “지금은 동남아에서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현상은 분명히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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