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칼럼] ‘미친’아이디어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기사승인 : 2020-10-13 15: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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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기억하라.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 우리는 풍성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사는 직원들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 우리는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 대장간을 경영하던 시절부터 2미터짜리 파도가 올 때면 작업장의 문을 닫고 파도를 타러 갔다. 우리의 정책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언제나 유연한 근무를 보장하는 것이다. 서핑에 매진하는 사람은 다음 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서핑을 하러 가는 계획을 잡는 게 아니라 파도와 조수와 바람이 완벽할 때 서핑을 간다. 스키는 습기가 없는 가루눈이 올 때 타러 간다.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언제든 바로 나설 수 있는 근무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이름의 근무시간 자유 선택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著者 이본 쉬나드』에서 60년 경영 철학과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를 알려준다.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교복이라고 불리는 ‘파타고니아 조끼’의 주인공이자,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세계 최고의 아웃도어 기업.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 캠페인을 벌이며 환경을 위해 옷을 최대한 수선해 입자고 호소하는데도 매해 성장률을 경신하며 전 세계에서 열광적인 팬을 거느리게 된 기업. 바로 전설적인 등반가이자 환경운동가의 이야기이다. 한 해의 대부분을 요세미티의 암벽에서 보내고 한여름에는 열기를 피해 캐나다와 알프스의 높은 산들을 찾아다니며 언제나 자연과 함께했던 그는 1957년 암벽 등반 장비를 만드는 ‘쉬나드 이큅먼트’를 시작으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우리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 일과 삶,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 사업 확장과 환경보호 같은 조화되기 어려운 가치들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음을 훌륭하게 증명해냈다. 모든 제품에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공통된 철학이 반영돼 있다. 파타고니아가 여타 브랜드와 다르게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를 위해 매년 총매출액의 1%를 꾸준히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것과 같은 남다른 진정성 때문이었다. 어떻게 똑같은 아이디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하며 기회를 놓쳐버리고, 어떤 사람은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았을까?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을 ‘룬샷LOONSHOTS,저자 사피 바칼’에서 알려준다. 

 

어떻게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 패권을 잡았는가? 애플을 세운 스티브 잡스부터 영화〈스타워즈〉시리즈, 바이오테크 산업의 문을 연 제넨테크까지 이들은 무엇이 달랐기에 결정적 순간에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비슷한 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들 국가, 기업, 리더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외면 받던 아이디어를 발 빠르게 육성해 성장의 동력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었던 것. 이들은 창의성과 효율성의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세계의 패권을 잡고, 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치료법이 없다고 여겨졌던 질병을 인류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버섯광이자 미생물학자였던 일본인 연구자, 엔도 아키라가 곡물 창고에서 발견한 청록색 곰팡이로부터 분리한 약물 덕분이다. 그런데, 엔도 아키라가 발견한 약물은 일본에서 ‘위험한 부작용’이 있다며 외면 받았다. 반면 엔도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제약회사 머크는 이 약물의 가능성을 살려내어 1987년 최초의 스타틴 계열 약품, 메바코를 출시했다. 머크는 스타틴 계열 약품으로 지금까지 9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벌어들이며 가장 성공한 제약회사가 됐다. 어떻게 똑같은 아이디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하며 기회를 놓쳐버리고, 어떤 사람은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았을까? 그랬다. 그들은 어느 한 룬샷(미치광이 취급받으면서도 매달리는 실현 불가능한 과제나 아이디어)을 열렬히 지지하기보다는 많은 룬샷을 육성할 수 있는 뛰어난 구조를 만들었다. 그들은 예지 력 있는 혁신가라기보다 세심한 정원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바람과 파도는 항상 가장 유능한 항해자의 편에 선다.”<에드워드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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