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주 칼럼] 긴장 완화하고 경락 소통시키는 향긋한 모과차

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 기사승인 : 2019-11-13 15: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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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다. 모과의 생긴 모양을 볼작시면 울퉁불퉁하며 그 맛이라는 것도 결코 단맛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만큼 시큼텁텁하다. 과육의 식감은 또 어떠한가. 절대로 두 번 베어 무는 실수를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뻑뻑하여 설령 요조숙녀나 맞선 자리에 나온 신부감이라 하더라도 시큼텁텁하고 뻑뻑한 입 안을 곧장 헹궈내지 않고는 못 배겨낼 정도이다. 선보러 나온 신랑감이 이처럼 모과 같았더라면 애정은커녕 호감조차 언감생심. 신부 될 이는 아마도 십중팔구 “이 선은 당장 무효!!!”라고 선언했을 것이다. 외모 비하냐? 이것은 외모비하 만이 아니다. 첫날밤 첫 경험도 실망스럽다는 것인데, 그런데 왠지 모르게 희한하게 끌리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보잘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끌리네. 그렇다면 그녀는 어느 새 페로몬에 중독된 것이다.

이토록 맛도 없고 볼품도 없는 모과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라 하여 목과(木瓜), 또는 목과(木果)라고도 한다. 과일전 망신을 시켜가면서도 가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과일전의 모과는 대체 무슨 연고란 말인가. 과일이라 해도 꼭 날로 먹어야만 맛일까? 모과는 여느 과일처럼 생으로 먹기에는 부적합하지만 그 새콤 독특한 향기는 천연방향제로서 악취제거에 효과적이며 다른 과일의 향기와는 달리 모과의 향기는 콧속과 머리를 시원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자동차나 실내에 방향제로 놓을 수 있게 너 댓개씩 작은 바구니채로 판매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식용보다는 방향제로서 인기가 더 좋은 과일은 아마도 모과이지 않을까?

모과는 근육긴장을 해소하고 경락의 소통을 도와서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근육경련이나 쥐가 났을 때, 허리통증이나 무릎통증, 신경통,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경우, 팔다리가 저린 경우에도 활용된다. 또한 위장을 도와 소화기능을 개선하며, 기침 가래 천식 등의 증상에 생강 대추를 넣고 끓여 마시면 좋다. 모과청을 만들어 두었다가 감기 기운이 들 때마다 향기로운 모과차를 따끈하게 한두 잔 마셔두면 예방 효과도 좋다.

모과 생긴 모양새와는 달리 하얀 핑크색으로 피는 모과꽃은 신비한 느낌마저 준다. 모과는 알아도 모과꽃을 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꽃과 열매를 연결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모과꽃을 처음으로 보게 된 사람들은 꽃과 열매의 반전에 한결같은 놀라움과 감탄을 고백하고 있다. 평범, 정열, 유혹, 유일한 사랑 등의 꽃말들이 있는데, 아마도 모과나무의 서식지나 보는 사람의 심정이 반영된 것이리라. 결코 흐드러지게 뭉쳐 피지 않는 특성과 야리야리한 핑크색 꽃잎을 보고 있으면 유혹, 유일한 사랑이 모과꽃에 어울리는 꽃말인 듯싶다. 나는 오래 전 비 내리는 어느 봄날, 서울의 빌딩 숲 사이에서 모과나무에 피어난 모과꽃과 풍덩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음을 고백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가을이 깊어지면서 비 그칠 때마다 점점 짙어져가는 내장산의 화려한 단풍나무 숲길에는 얼마나 많은 사연과 추억들이 쌓여갈까. 아름다운 계절 부디 아름다운 추억들과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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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강주 객원편집위원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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