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 통과] 침몰하는 아시아 금융 중심지… 넥스트 금융허브는?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6-30 15: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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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30일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키고, 미국 상무부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키로 하면서 '아시아 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위상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넥스트 아시아 금융허브'로 싱가포르를 주목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홍콩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며 향후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4월 비거주자의 싱가포르달러 예금은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한 621억4000만 싱가포르달러로 4개월 연속 늘어났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투자신탁인 리츠가 주목을 받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세가 불안정한 홍콩을 벗어나 싱가포르에 안착한다면 부동산업도 크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

사실 금융시장 규모의 측면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난 4월 말 기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총 4조5000억 달러로 5660억 달러인 싱가포르보다 약 9배 더 크다.

그러나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한 이상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 투자자들은 서방국의 제재를 피하기 어렵게 됐고, 이에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받는 싱가포르로 사업을 이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근 아세안 국가들보다 인프라 수준이 높고, 금융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이 발달해 있으며, 우수한 치안 등 살기 좋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스위스 다음으로 자산관리센터를 세우기 적합한 국가로 평가됐고,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언어와 지정학적 이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홍콩을 벗어나 다른 국가로 사업을 이전하려는 투자자들은 호주 시드니, 일본 도쿄,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싱가포르는 영어가 널리 쓰인다는 점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

또한 싱가포르는 북쪽으로 중국과 몽골, 남쪽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해 다양한 국가로 해외출장을 가기에 용이하다.

이밖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과 뛰어난 치안, 여가시설이 잘 마련됐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통제와 대규모 시위에 피로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싱가포르에서 편안한 마음에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마우로 길런 국제경영학 교수는 “중국의 이런 행위는 홍콩 기업과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그들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홍콩을 떠날 것이고 당연히 싱가포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싱가포르는 강력한 가짜뉴스 처벌법을 적용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싱가포르도 중국처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침해가 항상 경제적 자유의 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큰 문제는 없다고 경제인들은 설명한다.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인 아담스자산운용의 브록 실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서방 투자자들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부보다 싱가포르의 온정주의적 정부를 더 선호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경제적 자유라는 개념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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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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