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최대 80% 배상비율에도…분쟁조정은 '생색내기'?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8 10: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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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는 극히 일부…대부분 50% 안팎
유형에 해당 안되는 투자자들 많아
은행 '자율조정'으로 더 낮아질 수도
"사기에 대해 은행에 면죄부" 비판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에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사상 최고 배상비율을 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0%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문 특이사항이라며 대부분 50% 안팎의 배상비율이 예상되고, 그나마 불완전판매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이다.

 

▲ 5일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DLF피해자대책위원회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분조위는 5일 분쟁조정을 신청한 6건에 대해 40~80%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금감원은 나머지 분쟁조정 대상에 대해 이번 분조위의 배상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만기상환·중도환매로 손실이 확정된 200여건에 대해서도 이번 사례를 기준으로 배상비율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번 분조위 결과는 '최고 배상비율'을 타이틀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더.

금감원이 선정한 6건 중 배상비율이 높은 75%, 80%인 두 건은 극히 일부분인 '특수사례'다. 나머지 4건의 경우 65% 1건, 55% 1건, 40% 2건이다.

이중 최고 80%를 받은 사례는 고령, 투자경험 전무, 난청, 치매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극히 일부분에 투자자에게만 해당한다.

실제 금감원이 삼자면담 및 사실조사를 진행한 20여건에 대해 배상비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3분의 1 정도가 낮은 배상비율이 결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 이상이 3분의 2이지만, 50% 이하는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나마 불완전판매가 인정돼야만 내부통제 위반건도 반영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배상받을 수 없다.

앞으로 배상비율의 공이 은행으로 돌아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이 배상기준을 정하면 은행에서 자율조정에 나선다. 이에 투자자가 합의하면 배상이 이뤄진다. 이때 은행이 자율조정으로 배상비율을 낮추려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남은 분쟁조정건에 대해 모든 것을 사실조사할 수 없어, 사실조사는 은행에서 하되 기준이나 그런건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해서 자율조정으로 합의가 되면 민원이 종결된다"며 "거기 대해 투자자나 은행이 불만이 있어서 합의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분쟁조정 신청을 해서 합의하는 절차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분조위의 결정에 적극 수용하겠다는 것도, 대부분 투자자가 배상비율 50% 안팎에 해당하고, 배상비율이 100%라 하더라도 하루 빨리 배상해주고 논란을 종결시키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금감원과 은행이 실속을 차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도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DLF피해자대책위원회는 "금감원은 치매환자에 대해 분쟁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80%의 배상비율을 결정했다며 생색을 냈지만, 이는 금감원이 이번 DLF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이 치매환자에게 DLF상품을 판매한 것은 명백한 사기 판매이므로 무조건 100%의 배상비율이 나와야 하지만 치매환자에게 80%라는 수치를 들이미는 것은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배상비율에 해당하는 사례는 은행의 책임을 불완전판매에만 한정한 것이며 은행의 '사기 판매'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더욱이 금감원이 발표한 유형에 포함되지 않은 피해자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 엄정한 책임을 묻는다던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 결과 발표에서도 투자자책임을 거론했는데, 처음부터 사기로 판매된 상품에 투자자의 책임이 존재할 수 있느냐"며 "이번 분조위 결과는 사기 판매를 자행한 은행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근본적인 대책이 빠져버린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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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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