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존 호흡기 달았지만…결국 '빚더미'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6 16: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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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도…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 급선무"
"자영업자들은 시간 없어…적소적기에 지원 이뤄지도록 해야"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 '돈맥경화' 방지에 나섰지만 개인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빚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시 이들의 신용대출이 부실로 이어질 경우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치며 기업에서 개인에 이르기까지 '줄도산'을 막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링거를 꽂았지만 임시방편일 수 있다며 빚 부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2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6일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 대한 자금조달 및 금융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중소·중견·대기업의 우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채권시장안정펀드로 흡수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신용을 보강한 후 시장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도록 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저신용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2조7000억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고 중신용 소상공인은 기업은행을 통해 5조8000억원의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에서 3조5000억원을 공급한다. 전 금융권 대출 만기 연장과 특례보증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5일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000만원을 보증서 없이 신속 대출해준다. 이는 코로나19로 생산, 소비 등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소상공인 및 영세 자영업자들이 줄도산을 맞을 위기에 처한 탓이다.

신성환 한국금융학회장은 "지금 '코로나 쇼크'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고 금융시장의 타격이 또다시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상황"이라며 "경제활동이 '올 스톱' 됨에 따라 부도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해 돈으로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들이 갖고 있는 금융권 대출의 부실을 막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된 2월부터 개인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났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6개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23일 기준 119조3765억원으로 1월말(115조9889억원)대비 3조3876억원이 증가했다. 통상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 등으로 대출을 갚아 잔액이 줄어드는 일반적인 상황과 대비된다.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증가하고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올 1월 0.18%, 2월 0.19%로 상승했고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0.23%에서 0.24%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0.25%에서 0.28%로, 우리은행은 0.28%에서 0.29%로 상승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은 "코로나19로 부도날 위기에 처한 많은 자영업자들이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살 수 있도록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것"이라며 "지금은 이들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신속한 유동성 공급으로 이들을 살 수 있도록 해 대출 부실 등 또다른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 문제는 부족한 유동성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갖고 있는 신용 및 보증대출의 부실이 가장 우려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들이 갖고 있는 대출의 부실을 막는 게 급선무"라며 "초저금리이기에 이자상환 부담이 적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경제가 좋아져 원활한 원리금 상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신속한 유동성 공급에 공감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성환 한국금융학회장은 "이들은 당장 죽게 생겼는데 정부는 신속하게 지원방안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동성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기에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유동성 공급에 대해 초저금리라도 대출이라며 향후 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저금리로 이자 상환의 부담이 덜하지만 결국 갚아야 할 빚이며 이자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결국 생존을 위해 빚만 키운 셈이 돼 건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경제상황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위기상황에서 받은 유동성 지원이기에 '탕감'을 바라고 상환을 제대로 안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탕감이 이뤄진다면 재정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는 방역이 뚫린 정부의 책임이 있기에 대출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종류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코-인슈어런스'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대출은 목적을 갖고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해주는 것이지 생존을 위해 받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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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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