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택배노동자들'…줄 잇는 시민사회단체 ‘과로사 고리끊기’ 공동선언(종합)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2 02: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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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133명 대표단, 재벌택배사와 정부당국에 "즉각 사태해결 하라"촉구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 "과로사는 한국과 일본에만 있어…장시간 노동 사라져야"
올해 사망한 택배노동자 총 12명, CJ대한통운 5명, 쿠팡 4명, 한진택배 1명 등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올해 10명이 넘는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 등으로 목숨을 잃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죽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달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의 배송 중 사망에 이어 쿠팡, 한진택배 노동자까지 연이어 목숨을 잃으면서 올해 최대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인데, 대책마련에 미온적인 택배사와 정부당국에 대한 분노가 들불처럼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 사회 각계 대표자들이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21일 시민사회계를 비롯한 법조계, 학계, 보건의료계, 종교계 등 133명의 각계 사회 대표자(이하 사회 대표단)들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택배사와 정부당국의 대처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사회 대표단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올해 들어 벌써 12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로 우리 곁을 떠났다”며 “코로나 방역 성공신화에 빛나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매우 끔직한 일이다”고 성토했다.

대표단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이라며 “주 71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는데 그 핵심적 요인은 재벌 택배사들이 택배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분류작업에 있어 하루 절반을 분류작업에 할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택배연대노동조합이 장시간 노동의 근원이라고 줄곧 지적한 7시간 공짜 분류작업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이어 대표단은 “과로사 대책위는 추석 이전부터 과로사의 근본 원인인 장시간 노동을 단축시키는 방안으로 분류작업 별도 인력 투입을 요구했다”며 “재벌 택배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바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 대표단은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한진택배 등 재벌 택배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표단은 “재벌 택배사는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에 충격을 받고 안타까워하고 있는 국민과 정부를 기만했다”며 “단 한 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았고 또 유족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대필해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최근 새벽까지 근무하다 목숨을 잃은 한진택배 노동자와 관련해서는 “한진택배는 고인이 평상시 업무량이 타 택배기사보다 적었고, 또 지병으로 사망한 것이어서 과로사가 아니라는 등 고인의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왜곡했다”며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고령에도 마이크를 잡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80)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빼앗는 기업활동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을 죽도록 일시키는 영업행위 또한 보호돼야 할 영업행위가 아니다. 택배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실제로 죽고 있다”며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이런)재벌택배 기업의 살해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고 비판했다.

▲ 사회 각계 대표자들이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보건의료계 대표로 자리에 참석한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과로사라는 단어가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혁 원장은 “과로사란 단어가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냐. 즉 이는 과로사로 사망한다는 노동자들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외국의 경우에는 장시간 노동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구분이 없다. 이유는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지금 많이 돌아가시는 택배노동자들처럼 심장의 혈관, 뇌의 혈관 문제로 갑자기 (과로사)사망하기도 한다”며 “그래서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장시간 노동은 없어져야 하고 줄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미온적으로 대응한 정부당국의 대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표단은 “정부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노동부장관은 지난 8월 재벌 택배사들과 함께 ‘택배종사자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심야배송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그러나 이는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을 뿐 실제 현실은 너무 달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분류노동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고 노동시간을 적정 수준으로 단축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당국이 이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택배노동자는 12명이다. CJ대한통운에서 5명, 쿠팡 4명, 한진택배 1명, 로젠택배 1명, 우체국택배 1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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