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 칼럼]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은 빼고

강현직 주필 / 기사승인 : 2020-03-26 16: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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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 후보자 등록이 오늘 마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2022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의 성격을 갖고 있어 어느 선거보다 큰 의미가 있다.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격돌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은 또 선거법 개정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처음 도입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위성비례정당을 만들면서 온갖 꼼수와 협잡이 난무해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을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사표 방지와 소수정당들의 원내 진출 확대를 위해 도입한 취지는 오간 데 없고 우리 정치판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돼가고 있다. 특히 스스로 주도한 개정 선거법 취지를 망가뜨린 집권당의 행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또 비례대표제 의미가 퇴색돼 더욱 안타깝다. 비례대표는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 대표나 각계 전문가 등에게 기회를 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직능대표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번 총선에선 부작용만 극대화되고 있다. 차라리 비례대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공천을 마무리됐지만 그 과정을 보면 요지경이요 꼼수의 극치다. 민주당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친문(친문재인) 색채의 신생 군소정당 5곳과 시민당을 만들었으나 2곳은 이미 떠났고 그나마 남은 정당들도 유명무실하니 말문이 막힌다. 민주당은 당초 진보 원로들의 정치개혁연대와 정의, 녹색, 미래당 같은 검증된 소수당 등과 비례정당을 만든다고 하다 그들을 배척하고 파트너를 바꿨다. 오직하면 같은 당 이낙연 전총리도 ‘민망하다’고 표현했겠는가. 공천도 당선권 안에 소수정당 인사 2명만 배정, 구색만 맞추고 토사구팽 했다.

통합당은 선거법 개정과정부터 위성정당을 만들어 개정의 취지를 꺾겠다고 밝혔지만 비례대표 공천을 싸고는 아귀다툼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위성정당인 한국당이 통합당 영입 인사 중 달랑 1명만 당선권에 배치하는 '공천 쿠데타'를 일으키자 새 대표를 보내고 새로운 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속전속결로 공천을 뒤집어 버린다. ‘아바타’처럼 활용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비례대표 후보를 바꿔버린 것이다. 명색이 공당의 비례대표 후보 결정이 이렇게 쉽게 뒤집혀서야 무슨 권위가 있겠는가.

정당은 공익 실현을 목표로 권력 획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우리나라 정당법은 정당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당은 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고, 의회의 다수당을 차지하여 정권을 획득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비례위성정당은 정당이라 부르기 민망한 날림 선거용 정당에 불과하고 거대 양당의 탐욕 앞에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거대 양당은 또 ‘의원 꿔주기’ 경쟁까지 벌리고 있으니 참담하다. 통합당이 한국당에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의원들을 파견하자 ‘후안무치’라고 맹렬히 비판했던 민주당도 결국은 자신들의 위성정당인 시민당에 소속 의원들을 파견했다. ‘의원 임대’를 통해 투표용지의 앞번호를 차지하고 더 많은 선거보조금 타내겠다며 양당이 빚어낸 혼선과 표심 왜곡은 선거와 정당정치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

나아가 모정당과 비례위성정당 관계를 ‘형제당’ ‘사돈관계’라며 공공연하게 두 당의 밀접성을 각인시키는 '쌍둥이 선거운동'을 펴겠다니 별개의 정당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 여부를 떠나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과 통합당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위성정당이 대리토론을 벌이는 웃지 못 할 광경도 펼쳐질 것으로 보여 유권자들은 의석수 제1, 2당의 정책과 비전도 모른 채 투표하는 기형적 선거판이 됐다. 거대 양당의 위헌적 꼼수와 반칙이 국민의 참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꼴이 됐다.

이제 노골적으로 위성정당을 앞세워 최악의 선거판을 만든 거대정당들을 심판해야 한다. 더 이상 민주당과 통합당이 조종하고 있는 위장정당과 위성정당을 인정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두 정당의 행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총선이 지나가면 국민적 비난도 잠잠해질 것이라고 치부하는 양당의 오만에 경고장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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