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칼럼] ‘기본소득’ 대선으로 가는 선점 이슈 아닌가.

김명용 객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0-09-23 1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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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용 객원 논설위원
수구의 탈을 벗은 국민의힘은 출발과 함께 좌 클릭으로 변신했다. 정강정책 1호에 진보색채가 뚜렷한 기본소득을 넣었고 첫 부분에 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빼고 5.18 민주화 운동과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배치했다. 경제민주화도 넣었다. 이젠 한국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는 무 색깔의 정당만 있게 됐다. 국민의힘 정책 일부는 민주당 보다 더 진보적이다. 기본소득은 원래 진보당의 대선 어젠다였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이 어젠다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것을 국민의힘이 정강정책 1호로 정했으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국민의 힘 변신은 진보와 중도층을 아우르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생계비를 지급하자는 소득 분배 안이다. 이 제도는 막대한 재정 뒷받침이 없으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다.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도 이 제도를 실시했다가 중도에 그만 둔 사례가 있다. 핀란드는 2017년 실업률이 치솟자 이 제도를 도입 했다가 재정 부담을 감당 못해 2년 만에 중단했다. 1인당 GDP가 8만 달러(세계 2위)인 스위스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부결(76.9%)돼 추진을 중단했다. 복지 확대가 증세로 이어진다는 이유였다. 미국 알래스카 주도 석유판돈으로 6개월간 지급한 뒤 중단했다. 우리나라는 스위스 보다 GDP가 3분의1 정도다. 그런데도 기본소득을 실시하겠다니 무모하기 짝이 없다.

국회에서 부동산 보유세 양도세 등의 증세를 막으면서 무슨 재원으로 기본 소득제를 하겠다는 건가.. 이를 앞세워 대선으로 가겠다는 꼼수가 아니면 이럴 수는 없다. 기본소득은 증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안다. 국민의힘은 지난 4.15 총선 때의 참패가 긴급 재난지원금의 위력을 실감한바 있다. 그래서 부랴 이 제도를 도입한 것 같다. 복지는 더 이상 포퓰리즘이라고 규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은 대선을 위해 벌써부터 혈안이다. 포퓰리즘적 정책도 마구 쏟아 내고 있다. 국민의힘의 기본소득도 그중의 하나다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내 공공분양 6만채 사전 예약제도 마찬가지다. 통신비 2만원 지원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부터 실시하려던 고교 무상교육을 1년 앞당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통신비 지급은 추경중에서 1조원을 떼내 주기로 해 생색내기가 물씬 풍긴다. 재정을 이같이 마구 써 나라 곳간은 비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은 경기부진 탓에 작년 동기 보다 23조3000억 원이나 줄었다. 재정은 국가 신용도와 경제 안전성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다. 김종인 위원장의 차기 대선은 그가 짊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이뤄내야 하는 책임도 있다. 문제는 양극화 해소와 포용 성장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다행히 국민의힘은 지지도 수치가 약간 오른데 대해 고무돼 있다. 국토부의 김현미와 법무부 추미애등 두 여성 장관의 잇단 구설의 반사 이익으로 추정된다. 김종인위원장의 광주 무릎 꿇는 장면 연출과 비상 지도부의 잘 해서가 결코 아니다. 국민들의 열망과 역량을 담아낼 그릇이 그들 밖에 없기 때문이지 국민의 마음이 그들에게 돌아섰다는 어떤 징후는 없다. 김종인 위원장은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이번에 택한 정강정책도 그렇지만 그의 실제 주장도 재정역할 확대, 시장경제 보완, 재난지원금 찬성 등 모두가 좌 클릭성이다.

그의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후보 때 내세운 공약의 하나였다. 선거에는 승리 했으나 인수위 과정에서 경제민주화가 빠지면서 존재감을 잃었다. 지금은 위상이 달라져 경제민주화 추진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 같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1년 전 개헌안 브리핑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국민간의 소득격차와 빈곤의 대물림 등의 양극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둡다며 토지의 공개념 내용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경제 민주화에 대한 말은 없다.

조국식의 경제민주화에서 토지공개념을 뺀 것 아니냐는 추측만 할 뿐이다. 문재인 정권은 3년여가 지나면서 내리막 질주다.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낙제 점수다. 그 중에서도 경제 분야는 더 심각하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4차례의 추경도 편성했으나 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문 대통령은 선방했다고 하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는 정 반대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경제 전문가인 김 위원장은 차기 대선이 절호의 기회일수 있다. 양극화가 해소 되고 포용 성장이 제자리를 찾는다면 그의 입지는 크게 달라 질 것이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승리로 이끈다면 대선 후보군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대 피케티 경제학교수는 저서 ‘21세기 자본론’에서 부의 불평등(양극화현상) 해소를 위해 최상위 소득자 수입의 80% 까지 누진과세 하고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자본가 계급 타도론은 피케티 교수의 자본론을 원용한 것 같다. 로빈후드 세금이란 비판을 받을 수도 있으나 현 싯점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란 말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피케티 교수의 자본론에 얼마만큼 동조 할까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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