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굳게 닫힌 기업 취업문…허탈한 취준생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3 09: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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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규모 늘린다던, 기업들 잇따라 채용 연기
입사·자격증 시험 등 연기·취소…불안한 취준생들
대기업 4곳 중 1곳 채용 규모 축소…"고용시장 악화"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 필기시험은 물론 자격증 시험까지 잇따라 연기되면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악화된 경제상황에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줄인다는 기업도 늘어나면서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 필기전형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면접전형을 연기했다. 향후 면접 일정 등 세부사항은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 9일 예정됐었던 필기시험 전형도 지난달 23일로 연기해 실시한 바 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채용일정을 잡긴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한 곳에 모이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은행고시'로 불리는 필기시험이 필요하다. 입행을 위해선 수능시험을 보듯이 주말에 중‧고등학교에서 수천명의 시험을 본다. 필기시험에 통과하면 토의형식으로 진행되는 면접도 치러야 한다.

 

한 금융권 취업준비생(29, 남)은 "매년 상반기 기업들이 대규모 채용을 하고 있어 공고만 바라보고 있었다"며 "코로나 확산으로 채용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계획이 없어 난감할 뿐"이라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여파로 올해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을 한탄했다.

산업계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은 잇달아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애초 계획했던 채용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1일에 채용 공고를 냈던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보통 4~5월에 채용 절차가 이뤄지는 엘지(LG)전자는 예년 1천명 정도를 뽑아왔지만 올해 채용 규모는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기아차도 채용 면접 대상자들에게 일정을 연기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했다.

한화그룹도 올해부터 계열사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으나 코로나19로 학사일정이 연기되면서 일부 계열사의 채용 일정을 늦추고 있다.

채용 규모도 줄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27.8%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응답했다. 채용을 줄이는 기업은 19.0%이고, 한 명도 뽑지 않는다는 기업은 8.8%였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 대기업 4개사 중 1개사는 작년 동기대비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한 명도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32.5%이며,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외 경제.업종 상황 악화(43.6%) △회사 내부 상황 악화(34.6%)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24.4%) △인건비 부담 증가(19.2%) △신규채용 여력 감소 (10.3%) 등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2월 5~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이었다"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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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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