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는 경기부양 어렵다"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6 16: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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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도움 안돼…부동산 양극화 현상만 부추겨
문제는 '유동성 함정'…"재정·노동정책 등 수정해야"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에 힘을 싣기 위해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시장은 내년 추가인하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낮춘다 하더라도 수출과 투자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고 있다며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전면 수정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한은이 내년 상반기 추가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 최초로 1%까지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0%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도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여력은 남아있다"며 가능성을 남겨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오히려 인하가 아닌 금리 동결로 버텨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어떠한 효과도 보지 못했다는 점과 현 경제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 금리인하가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1.5%나 1.25%나 금리 수준은 똑같이 낮다며, 더 낮춘다 해도 기업들이 움직이겠냐는 것이다.

통상 투자의 경우 기준금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늘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줄어들지 않는다. 현 금리 수준이 낮다고 가정한다면 통화정책으로 투자를 견인할 수는 없다.

이인호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는 기업에게 판매할 상품을 만드는 비용"이라며 "판매가 되지 않아 상품을 만들 필요가 없는데, 비용을 낮춰준다고 기업이 투자를 하겠냐"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곳은 부동산뿐이라며, 생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의 유동성 과잉공급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지역만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유동성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돈을 쓰지 않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는 악순환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이다.

풀린 돈이 시중에서 얼마나 잘 유통되는지 나타내는 화폐유통속도는 2분기 역대 최저인 0.69로 떨어졌다.

8월 광의통화(M2)는 2832조6000억원(원계열·평잔 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6.8% 증가했지만, 본원통화대비 M2 비율을 뜻하는 통화승수(계정조절계열 기준)는 15.57배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 경기를 부양할 수는 없다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재정정책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정책으로는 경기부양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복지부문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재정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가 회복하려면 대외여건이 좋아져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어렵다"며 "주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비용을 올리는 정책을 수정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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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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