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역습…버텨왔던 예금금리도 결국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8 16: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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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 6개월 연속 하락
결국 찾아온 수익성 악화 현실화…올해도 NIM 지속하락
"더이상 버틸 방법 없다"…은행들, 예금금리 인하로 방어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은행들이 손을 들었다. 대출금리 하락세로 인한 이익 감소에 결국 '예금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에 대출 실적을 기대하기가 힘든 가운데 앞으로도 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미뤄왔던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고객을 위해 낮추지 않던 예금금리를 결국 내리게 됐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은행 수익성이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도 결국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 방어에 나섰다.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은 이날부터 적용되는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를 일제히 전달보다 0.02%포인트 인하했다. 6개월 연속 내림세다.

신한은행의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대출 금리는 2.70∼4.36%, 국민은행은 2.83∼4.33%, 우리은행 2.87∼3.87%, 농협은행 2.61∼4.22%로 집계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금리도 0.06%포인트씩 인하했다. 신한은행 2.66∼4.32%, 국민은행 2.75∼4.25%, 우리은행 2.94∼3.94%, 농협은행 2.68∼4.29%로 조정됐다.

은행들이 이같이 변동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달 코픽스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4%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하락했고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는 1.47%로 0.02%포인트,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1.75%)는 0.03%포인트 떨어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대출금리 하락세로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자, 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낮추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기존 0.7~1.1%에서 0.6~1%로 내렸다. 'KB국민UP정기예금' 역시 계약 기간에 따라 1.35~1.5%이던 금리를 1.1~1.3%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가입기간에 따라 연 0.5~0.95%던 'WON(원) 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5~0.87%로 낮추고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1.4%에서 연 1.1%로 0.3%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중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했음에도 꿈쩍 않던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되자 예금금리 인하로 방어에 나선 것이다.

그간 은행들은 새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시행으로 인한 고객이탈을 우려해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지난달 기준 신한은행 예대율은 97.3%, 우리은행은 98.1%, 하나은행은 98.0%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98.7%다. 오픈뱅킹 역시 시행이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경쟁이 수그러들었다.

무엇보다 예금금리를 시장금리 수준에 따라 낮추지 않으면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판단됐다.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이 없어, 이제 남은 카드는 비용절감 뿐이라는 것이다.

올해도 대출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작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NIM은 내림세를 걸었다. 신한은행의 2019년 4분기 NIM은 1.46%로 전년동기대비 0.15%포인트 하락했고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1.41%로 0.15%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1.37%로 0.14%, 국민은행 1.61%로 0.09%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시장 전망대로 한은이 2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예대금리 인하는 더욱 가속화하게 된다. 기준금리 인하의 선행지표인 채권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월 20일 1.455%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 들어 1.2%대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인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저금리에도 고객에게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낮추지 않았다"며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대출금리의 하락으로 예대마진 감소는 불보듯 뻔하게 돼, 예금금리도 현실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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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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