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 칼럼] ‘오만한 민주당’

강현직 주필 / 기사승인 : 2020-02-20 16: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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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오만한 여당’ 요즘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보며 유권자들이 한 마디씩 한다. 민주당은 민주주의 대원칙을 저버리고 자기 진영 논리와 입맛에 맞는 집단끼리 ‘나눠먹기식 공천’을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광범위하게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공천에 지도부의 인위적 판단을 배제하고 공정성·안정성을 추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스템 공천’은 간데없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특정 후보에 불리한 결정을 했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선거는 공천이 공정해야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공천을 단수로 신청한 지역에 대해 후보를 추가 공모한다며 경쟁을 유도하는 듯 했으나 정녕 복수 후보가 신청한 지역도 단수공천 함으로서 공정한 경쟁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 이제껏 준비해 온 후보의 허탈은 둘째 치고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던 유권자 권리마저 뺏어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전략공천과 단수후보를 지명한 지역 후보들의 재심 청구가 잇따르고 일부는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호남 한 선거구의 젊은 후보는 심사결과 공개와 경선을 요청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민주당이 청년정치를 표방하고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해주지 않았다"며 적어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정정당당하게 한판 승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남의 다른 선거구, 공직선거법 상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부정선거운동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며 기소가 확실시되는데도 부적격자를 단수 공천해 정의가 실종되고 유권자의 바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며 재심을 요청했다. 호남은 속단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하면 당선가시권에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고 보면 자칫 아무런 경쟁 없이 ‘금배지’를 줍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충북의 한 선거구, 경선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으나 4선 현역 의원을 아무런 결격 사유도 없이 경선에서 배제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공개적인 반발이 일고 있다. 상대는 현재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 출신.

수도권 한 선거구, 민주당 최고위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의결했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의 컷오프가 확정된 것인데 문재인 정부를 위해 일하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쓰러져 질병과 장애를 얻었다며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재심을 요청했다. 사실상의 ‘비문(非文) 배제·친문(親文) 강화’ 공천이란 비판이 나왔다.

서울의 한 지역구, 경선 지역에 포함됐으나 정치자금법 유죄 확정 전력이 있는 후보를 공관위가 당헌을 어기면서까지 구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개정한 민주당 당규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 중인 자’를 공직선거 후보자 부적격 심사 기준으로 정했지만 한 후보는 정치자금법 유죄 전력이 두 차례나 있다.

또 관심을 끄는 선거구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금태섭 의원 지역구, 금 의원이 단수 공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인데 강성 지지자들의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 의원은 정부·여당의 권력기관 개편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태 당시 '소신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소신파로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본회의 표결 땐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조국백서’ 필진으로 참여한 대표적 친조국 인사인 변호사다.

민주당의 오만함은 비록 공천뿐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비우호적인 사람들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의 공격은 시도 때도 없다. 민주당을 비판한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파동, 민주당은 임 교수와 게재 매체를 고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자 취하하는 곤욕을 치렀지만 극렬 지지자들은 임 교수를 다시 고발했다. 충남 아산 전통시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요즘 경기가 ‘거지같다’고 말한 상인은 ‘불경죄’에 걸려 신상털기를 당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뒤늦게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검찰개혁, 집값 안정, 최근 임 교수 논란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급전직하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현 정권에 대한 지지는 중도까지 아울러 고공행진하다 곤두박질쳐 이젠 고정 지지층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미래통합당과 격차도 좁혀지고 있어 현 정부와 여당이 민심과 괴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은 일방적으로 질주하는 정권은 반듯이 심판한다. 극렬 지지자들에게 휘둘려 중심을 잡지 못하면 민심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강경 지지층을 넘어 국민 눈높이를 읽지 못하는 정당은 고립될 수밖에 없음을 선거는 보여준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오만을 버리고 민심부터 정확히 파악해아 한다. 공정을 저버린 잘못된 공천은 다시 심사해 유권자의 뜻에 맞게 되돌려 놔야 한다. 강압적인 선거로는 결코 민심을 잡을 수 없다. 잘못된 결정을 되돌릴 때 유권자들은 더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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