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대로 했을 뿐, 얼떨떨하다"… 봉준호 감독 '4관왕' 소감

박고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0 16:42:0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어 열린 파티에 참석해 트로피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평소 하던대로 했던 것뿐인데,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합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한데 대해 봉 감독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작품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기생충이 최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열린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수상 결과가 여전히 믿기지 않은 듯 "꿈에서 깰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제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다. 프로듀서 곽신애 대표랑 한진원 공동작가, 배우들이랑 평소 하던대로 했는데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하다. 누군가 머리를 치면 꿈에서 깰 거 같은 느낌이다"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전 작품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졌다. 그 프로덕션보다도 순전히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찬 '기생충'이 여러 나라에서 반응을 얻었다"라면서 "제 주변에 있는 것을 들여다봤을 때 오히려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전 세계가 '기생충'에 열광한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국제영화상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아카데미상을 꿈꿨는지'를 묻는 질문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좋아했는데, 번번이 감독상을 못 받는 것을 본 적이 있어 답답했다"면서 "그분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언급한 '1인치의 장벽'에 관한 질문에는 "어떻게 보면 이미 장벽들이 부서지고 있는 상태였는데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며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각종 SNS로 이미 연결돼 있고, 이제는 외국어(비영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것이 사건으로 취급되지도 않을 것 같다. 모든 게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봉 감독은 영향을 받은 아시아 감독을 꼽아달라는 말에 '하녀'를 만든 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김 감독은 1960년대 한국영화의 대가"라며 "마틴 스코세이지 재단에서 복원한 DVD도 있으니 꼭 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무라 쇼헤이, 구로사와 기요시 같은 일본 감독이나 대만 뉴웨이브 사조를 이끈 후샤오시엔, 에드워드 양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20년간 계속 일해왔다. 오스카나 칸에서 받기 전에 이미 준비하던 게 두 개가 있다.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상으로 뭔가 바뀌는 건 없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영화 두 작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고은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