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금 복지'의 역설…한국도 전철 밟나

신도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1 17: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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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복귀 안해"…미국, 추가 실업급여 지급 중단
한국, 실업급여에 재난지원금 등 현금 복지 확대
"기존 지원제도 활용…취업 동기 증진 방안 모색해야"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추가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넉넉한 실업급여로 직장에 복귀할 동기가 적어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한국도 현금 복지를 통해 위기를 대처하는 등 미국의 전철을 밟고 있어 경제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업자에 대한 지원과 함께 취업 동기를 증진시킬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후 기자들 앞에 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9일(현지시각) "각 회사의 업무 복귀 요청을 거부한 코로나19 실직자들에게 추가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상원 청문회에서 "회사가 업무 복귀를 제안했는데 일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없다. (기업들이) 지역 실업보험 당국에 이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3월 비농업 일자리가 87만개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는 2050만개 줄었다. 실업률은 3월 4.4%에서 4월 14.7%로 급등했다.

이에 미 정부는 역대 최대규모인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에게 매주 600 달러(약 74만원)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미국은 3월 중순 이후 전체 노동력의 20%에 해당하는 3330만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주(州) 정부에서 지급하는 실업급여 혜택까지 고려하면 일부 실업자들은 매주 1000 달러(약 123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가계소득의 중간값인 936 달러(약 116만원)보다 많다.

이는 실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 보다 월급보다 더 많은 실업급여를 선택하도록 해 경제회복을 더욱 늦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미 정부의 설명이다.

넉넉한 실업급여가 실직자들의 일터 복귀를 막고 있다는 지적을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하고 있다. 고용시장 악화로 실업자에게 실업급여를 제공하주는 가운데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금 복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000명 늘어난 1699만1000명으로, 전체 규모와 증가폭 모두 역대 최대였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61만1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급여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7382억원)보다 2551억원 늘었다.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래 최대 규모다. 2월(7891억원), 3월(898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1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수급 인원도 65만1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약 25.2% 증가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전년동월(9만7000명)대비 3만2000명(32.98%) 증가한 12만9000명이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제조업·도소매업·서비스업·건설업에서 업종별로 1만3000명~2만2000명 가량 신청자가 몰렸다.

여기에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해 지난달 30일 통과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를 기존 7조6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또 저소득층 구직자를 대상으로 1인당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간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공공일자리 창설, 실업수당 지원, 가족돌봄휴가지원 등 코로나19를 이유로 새로운 지원을 계속 늘리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처럼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으려는 의지를 꺾고 고용절벽 장기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존 지원제도에 더해 지원이 중복돼 혜택이 늘어나면 실업자·구직자의 취업 동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지원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지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 간접적으로 개인과 기업 모두가 살수 있는 경제 환경을 조성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새로운 지원제도보다 기존의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보단 구직자의 취업 동기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직자라도 기본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 기본적인 재산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기초자산에 대한 접근부터 시작해야 하는 한국은 경제적인 상황이 달라 지원에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지원은 소득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복지병 단계를 논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19 정국이 끝나지 않고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주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는 미증유의 사태기 때문에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전 국민을 포괄해서 지원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을 중심으로 직업적 문제도 같이 논의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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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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