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옵티머스-라임 사태' 해결사로 떠오른 거래소 이익잉여금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7-30 16: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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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태로 판매사들이 투자자 배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이익 잉여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차피 거래소의 주주는 판매사인 증권사인 만큼 이익 잉여금을 조성해 투자자를 구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은 전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소 이익 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그 배당금을 출자해 금융사기 피해자 구제기금을 조성해 이번 금융투자업의 시스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업계에 미국의 페어펀드와 같은 금융사기 피해자 구제 기금을 설립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거래소에는 2019년말 기준 2조원의 이익 잉여금이 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30여개 금융투자회사들은 거래소의 8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라며 "거래소의 독점적 공공성으로 창출해낸 이 이익 잉여금은 건전한 투자자 보호 등 공공의 가치에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어펀드는 위법행위자에게 벌금을 부과해 이 자금으로 피해 투자자들을 돕는 구제 목적의 펀드다. 소송에 비해 투자자의 피해가 빠르게 회복된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영국에서는 통합예금보험(FSCS)이 각각 운용하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이 국내에도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지만 실제적으로 금융위원회가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투자자들도 판매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페어펀드 설립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무금융노조는 물론, 전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어펀드 도입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도입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페어펀드 도입에 반대할 사람은 딱히 많아 보이지 않지만 문제는 재원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잘 정착된 영미권에서는 '사고' 친 금융사가 낸 과징금과 예금보험료 등으로 펀드를 조성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약한데다, 판매사에 예금보험료를 지급하게 하면 금융투자사의 부담이 커진다. 이런 가운데 사무금융노조가 거래소의 이익 잉여금을 지목한 것이다. 사무금융노조의 주장대로 거래소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조2696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거래소의 주주는 30개 금융투자사와 유관기관인 한국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이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중소기업진흥공단, 자사주, 우리사주조합 등이 나머지 주주다.

개별 최대주주인 KB증권 지분율이 6.42%에 불과할 정도로 지분이 고르게 분산돼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업권을 위한다고 해도 주주의 이익에 반해 자칫 배임 등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거래소 이익 잉여금을 페어펀드 재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기원 사무금융노조 증권업본부장은 "사모펀드와 관련 없는 거래소가 직접 페어펀드를 만들라는 얘기가 아니다"며 "30개 금융투자사와 유관기관이 어차피 업계 문제인 만큼 특별배당을 결의해 거래소의 이익잉여금을 받아 페어펀드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는 '공공목적에 사용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이익 잉여금을 예금에만 넣어놓고 있다"며 "부산지역에 장학금으로 사용하는 것 외에 다른 공공목적 사용 사례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차피 업계 전반의 일이니 거래소가 페어펀드에 이익 잉여금을 사용하는 것도 '공공목적'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거래소의 정기예금은 2조4303억원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도 4조3073억원이나 된다. 총 금융자산은 8조3928억원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은 페어펀드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어 재원에 대해서도 고려할 것이 없다"면서 "김병욱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익 잉여금이 많아 보이지만 결제 적립금, 중앙청산소(CCP) 증거금 등 의무적으로 거래소가 가져야 하는 자금이 많다"며 "이익 잉여금을 모두 빼면 거래소를 문 닫으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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