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 점검하겠다는 재판부 VS 특검·시민 모두 반대

조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7 1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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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조광현 기자)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담당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제 운영 상황을 살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검은 재판부의 이같은 의중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7일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 삼성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점검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공판에서 재판부가 삼성에 요구한 “정치 권력으로부터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인 ‘준법감시위원회’를 직접 살피겠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기업범죄의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 여부는 미국 연방법원이 정한 양형 사유 중 하나"라며 "미국 연방법원은 2002∼2016년 530개 기업에 대해 '치료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치료적 사법은 법원이 개별 사건의 유·무죄 판단을 내리고 처벌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유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를 지닌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사건에서도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치유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이 제도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며 "오늘 피고인과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겠다고 국민에 대해 약속을 했으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엄격하고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방법으로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하겠다"며 "독립적인 제3의 전문가를 지정해 삼성 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시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3명의 위원으로 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고, 그중 한 명으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특검이 즉각 반발했다. 특검은 "대통령과 최고 재벌총수 간의 사건에 (준법감시)제도 수립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성과 같은 거대 조직이 없는 미국의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극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죄명 4개 중 3개는 뇌물공여와 업무상 횡령 등인데, 준법감시위가 어느 양형사유에 해당하는지 보고, 다른 사유도 충실히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재벌 혁신 없는 준법감시제도는 봐주기에 불과하다"며 "재벌체제 혁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준법감시제도 하나만으로 논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2월14일로 지정하고 "그때까지 관련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냈다.

재판부가 준법감시위를 양형에 반영할 뜻을 밝히자, 법정을 찾아온 방청객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부 방청객들은 재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향해 달려들어 경호원 등과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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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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