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당황하셨어요?"…왜 뻔한 보이스피싱에 당할까

신도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7 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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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자는 매년 증가…지난해 4만9597명
비대면, 대출 등 변수에 보이스피싱 '첨단화·지능화'
금감원 "소비자 누구라도 대상 될 수 있어 주의해야"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 가정주부인 30대 여성 A씨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급하게 500만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돈을 입금해줬다. 아버지는 오후에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후가 되도 연락이 없었다. 불안해진 A씨는 다음날 아버지를 추궁했다. 그 결과 '대출에 필요한 신용등급이 모자라 1500만원을 입금해주면 20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에 아버지가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버지는 A씨 외에도 주변에 총 1000만원을 빌린 상황이었다. A씨는 경찰에 아버지의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돈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금융당국과 기관에서 연일 보이스피싱 주의를 당부하고 있음에도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매해 늘어가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능화, 첨단화되면서 사기 범죄에 속아 넘어가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금융당국과 기관에서 연일 보이스피싱 주의를 당부하고 있음에도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매해 늘어가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능화, 첨단화되면서 사기 범죄에 속아 넘어가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 1분기까지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총 13만5421명이었다. 지난 2017년에는 3만420명, 2018년에는 4만8116명, 2019년은 4만9597명으로 매년 숫자도 늘고 있다. 사기에 속아 금융사에서 빌려간 대출액수는 3년간 2900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는 것은 범죄가 지능화, 첨단화되며 일반 소비자가 분간하기 어려워진 점도 한몫한다. 지난 9일 금감원은 자녀를 사칭해 주민등록증 사본이나 신용카드 번호 등을 요구하는 신종 피싱 수법이 등장해 소비자경보 경고를 발령한 바 있다. 또 최근 부동산, 주식 등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을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늘어날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보면 '왜 뻔히 보이는 사기에 당했나'하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속은 사람이 어리석다'며 피해자를 탓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이스피싱은 사기 범죄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절박한 부분이나 가까운 지인 등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소비자가 실제 보이스피싱을 당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어 혼자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전체에 비췄을때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비중은 사실 미미해서 피해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제한적인 점도 있다"며 "소비자가 보이스피싱 경보를 한다며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살펴보는 데 익숙해 실제 보이스피싱을 당하게 되면 실제 대처할 수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금융기관을 사칭하면서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언급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를 속이면서 보이스피싱 우려에 대한 당부로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인데, 잘못하면 악성 앱을 설치해 피해자가 신고를 하는 것을 차단하거나 연락을 가로채는 등 악질적인 범죄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빠르고 편리해진 금융서비스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돕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대면 수단으로 입금을 진행할 때는 확인을 위한 지연 송금이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같은 '방어 수단'이 있지만 비대면 거래시에는 해당 보안 기능이 상당히 취약하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만 골몰하다보니 발생한 문제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기본적으로 사기 범죄에 해당한다"며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나, 입금시 개인이나 수상한 명의의 계좌가 확인된다면 한번 의심해보고 거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가족의 요청이라 하더라도 절대 자신의 신상정보나 개인정보를 넘겨줘선 안된다"며 "넘어간 개인정보가 대포통장이나 대출 등 소비자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고, 그 전에 보이스피싱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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