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기간산업안정기금 형평성 논란...“대한·아시아나항공만 기준 충족”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5-29 05: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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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산업은행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출범식을 갖고 기간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선 가운데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방안 ‘자금지원 대상 요건’에서 총 차입금(부채)이 5000억원 이상 기업이 우선적으로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노동계는 사실상 기안기금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계에서는 지원 대상 요건에 해당되는 기업이 부채가 5000억원이 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밖에 없어,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지상직조업사들은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스타항공 노조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등 전국공공운수노조가 28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40조원 국민세금, 기간산업안정기금 제대로 된 운용 촉구'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28일 금융위원회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은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국민경제 영향이 큰 기업과 근로자수 300인 이상 고용안정 영향이 큰 기업이다. 관계기관합동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충족해야 지원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기재부장관·금융위원회가 기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이정하는 경우를 예외로 남겨뒀다.

이를 두고 공항·항공업계에서는 부채가 5000억원이 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만 살리는 기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조업사 케이오 등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혈세 40조원, 기간산업안정기금은 고용안정의 토대가 돼야 한다”며 “차별을 두지 말고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가 40조원에 달하는 기안기금을 조성해 항공산업 등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간산업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희망적이었다”며 “그러나 막상 기금의 운용 방안을 보니 여전한 대마불사, 빚 많은 대기업만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중소 저비용항공사와 그에 딸린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도 정부는 대기업과 재벌들이 운영하는 거대 항공사들만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이번 기안기금 기준 발표는 이스타항공 등 중소 LCC와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존과 일자리는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운항중단과 임금체불로 고통 받고 있다”며 “정부는 재벌대기업만을 위한 기안기금 지급기준을 즉각 철회하고, 차별 없이 분배하라”고 강조했다.
▲ 자료=금융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산은이 출범시킨 기안기금 위원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산은은 이날 기안기금을 운용해 나갈 위원으로 국회 추천 2인, 기재부, 고용노동부, 금융위, 대한상의, 산은 회장 등이 추천하는 1인 등 총 7명을 위촉했다. 하지만 노동계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조는 “기업 지원에 쓰일 공적자금을 결국 함께 부담할 납세자이자 위기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산업은행법 개정을 비롯해 기금운용에서 노동자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금을 발표했지만 실상은 원청의 입맛에 따라 협력업체 노동자의 생사가 결정되는 구조다”며 “정부와 기안기금 심의위원회는 고용유지를 최우선에 둔 기금운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공운수노조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대상 확대 △지원 조건 강화해 고용안정 실효성 확보 △특혜중단 및 사회적 책임부과 △노동자의 목소리 반영 등 4가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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