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뒷목 잡힌 우리 경제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9 08: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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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소비심리,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락'
한국 성장률 전망치 속속 하향조정…"-1%까지"
정부, '현금 살포'로 소비 살리기…효과 '미지수'
"코로나 진정 후 기대심리 높이도록 정책수정 필수"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이달 소비자들의 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수준으로 급속도로 얼어붙였다. 현 상황은 물론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소비 위축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1%까지 전망되는 등 암울한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소비를 다시 살리기 위해 현금을 뿌리는 강수까지 두고 있지만, 소비가 다시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의 대처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확고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은행의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대비 18.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으로 확산으로 경기와 가계의 재정 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악화된 탓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 항목을 보면 현재경기판단CSI는 38로 28포인트 급락하며 2009년 3월(34) 이후 가장 낮았다. 앞으로의 경기가 지금보다 좋을지에 관한 지수인 향후경기전망CSI는 62로 14포인트 떨어지며 2008년 12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생활형편전망CSI는 83으로 10포인트, 가계수입전망CSI는 87로 10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는 93으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세 지수 모두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3으로 8포인트 낮아지며 2012년 1월과 같았다.

취업기회전망CSI는 64로 17포인트 급락하며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수준전망CSI는 7포인트 내린 109로 2008년 7월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았다.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7%로 한 달 전과 같았다. 다만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에 빠진다고 본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4.2%로, 한은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나는데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CCSI는 전월대비 12.7포인트 급락하고 이후 2개월간 10.2포인트 추가 하락한 후 2009년 1월 3개월 만에 7.1포인트 반등했다. CCSI는 6개월이 경과한 2009년 4월(93.0)에 들어서 급락 발생직전인 2008년 9월(90.6)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다.
▲ 자료=한국은행

소비심리는 민간소비 흐름으로 연결된다. 소비자들이 위기의식으로 지갑을 닫으면 그만큼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이는 우리 경제상황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게 된다. 소비가 얼어붙으면 기업들의 생산과 설비투자가 위축된다. 이는 고용 악화, 임금 축소로 이어져 다시 소비가 얼어붙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가 작년 대비 1.9% 늘어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2.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달 소비자 심리가 뚝 떨어지면서 올해 민간소비도 당초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지난 9일 1.9%에서 1.4%로 0.5%포인트 낮춘 데 이어 26일 0.1%로 종전보다 1.3%포인트 낮췄다. 앞서 피치(Fitch)는 전망치를 2.2%에서 0.8%로 낮췄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에서 -0.6%로 마이너스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0%까지도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현금성 쿠폰 지급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만 7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에 아동 1인당 4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긴급 지원하는 '아동돌봄쿠폰'이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이달 말 아동수당을 받는 전국 263만명의 아동이 있는 약 200만가구다. 각 지자체들도 경기도를 시작으로 국민들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소비를 하려 외출을 하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소비심리 위축을 더욱 끌어내렸지만, 그 이전에도 소비심리 및 향후 전망은 좋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진정돼도 향후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하지 않아 경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여전히 소득주도성장 등으로 인건비가 많이 늘어난 반면 규제 이슈 때문에 성장동력 발굴도 어렵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제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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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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