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통신] 판매사 은행이나 걱정...'오지라퍼' 금투업 사장단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7 00: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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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제한 등에 나서자 오히려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자신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이지만 판매사인 은행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뜻하는 ‘오지라퍼’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금투업계 사장단은 업계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한 완충을 주로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만 금융투자협회장 직무대행(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너무 과도한 규제 도입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 크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라고 인사말을 통해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작 간담회 뚜껑이 열리자 금투업계 사장들은 판매사인 은행을 걱정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DLF 대책’이 주 타깃이 됐다. 

 

먼저 “은행에서 사모펀드와 원금의 20% 이상 손실 위험이 있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제한은 과도하다”는 호소가 나왔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발언은 은행보다는 사모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판매가 줄어들까 우려한 내심이 반영된 것이다. 올 6월말 기준 은행에서 신탁 형태로 판매된 ELS와 DLS의 판매액은 42조8617억원에 달한다. 증권사의 판매액 19조7897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금감원에 ‘금투업계는 은행이 없으면 판로가 막힌다’는 곤궁한 심리를 드러낸 셈이 됐다.

 

오는 12일 발표되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최종안을 앞두고 은행권이 해야 할 소리를 금투업 사장단이 한 꼴이다.

주문자위탁생산(OEM) 펀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간담회에서 조홍래 금투협 비상근부회장(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OEM 펀드에 대한 제재 기준이 모호하고 판매사와 운용사가 운용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운용사가 판매사에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 사장 발언 역시 금융위가 DLF 대책에서 운용사 뿐 아니라 판매사도 제재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은행을 두둔한 쪽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OEM 펀드로 인한 운용사에 대한 제재는 자본시장법의 전신인 간접투자자산운용법 때부터인 20여 년 전부터 지속된 일이었다. 이번 DLF 사태로 갑작스럽게 금융당국이 제재를 결정한 것은 운용사가 아닌 그간 대상에서 빠져있던 주요 판매사인 은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OEM 펀드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각 사안별로 OEM 펀드인지 아닌지를 세밀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불법만 안 저지르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에 대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방지하고 OEM 펀드 처벌을 강화하겠다는데 자신의 이익을 걱정하며 은행을 두둔하는 금투업계 사장들의 모습은 안쓰럽기 짝이 없다.


이처럼 금융투자업계가 판매사인 은행이나 두둔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데다,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유력 인사’가 나오지 않으면서 업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금투협회장의 연봉은 최대 6억원으로 업계 주요 증권사 사장 보수는 물론 전국은행연합회장의 7억여원(최대 7억3500만원)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는 ‘약체들의 향연’”이라며 “회장 연봉을 올려 대형사 현직 사장이 출마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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