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세돌, AI 한돌과 최종 대국에서 패배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1 22: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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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이세돌(36·사진)이 인공지능(AI)과의 최종 은퇴 대국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이세돌은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1수 만에 불계로 패했다.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한 이세돌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했으나 불계패했다.
 



치수가 다시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된 이 날 최종 3국에서 이세돌은 자신의 바둑 인생을 마감하는 자세로 심혈을 기울였으나 인공지능의 벽을 넘지 못했다.

AI 한돌과의 치수고치기 3번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이세돌의 최종 치수는 3점에 덤 7집반으로 결정됐다.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이세돌은 1983년 3월 2일 전남 신안 비금도에서 태어나 아버지 고(故) 이수오 씨에게 바둑을 배웠다. 함께 바둑을 배운 형·누나 사이에서도 특출난 기재를 보인 이세돌은 8세에 서울로 올라가 권갑용 문하로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바둑 공부에 들어갔다.

12세이던 1995년 입단에 성공한 이세돌은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2000년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이세돌 시대'의 막을 올렸다.

2000년에는 32연승을 달리며 '불패소년' 별명을 얻었고, 2002년 후지쓰배 결승에서 유창혁 9단을 꺾고 첫 세계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3단으로서 우승을 차지한 이세돌은 이창호의 최저단(5단) 세계대회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이세돌은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18차례나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며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 이후 '세계 최강' 계보를 이어받았다.

국내대회에서도 32차례 우승하며 총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타이틀 획득 수 통산 3위를 기록했다.

전성기 시절에 이세돌은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어록'도 남겼다. 2014년에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중국의 구리 9단과 10번기를 벌여 6승 2패로 승리했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로 패했다. 하지만 그는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로 남아 있다.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기풍처럼 이세돌은 바둑판 밖에서도 풍운아의 길을 걸었다.

특히 1998년 작고한 아버지가 남긴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라"라는 가르침은 이세돌이 역경을 극복하고 개성을 지키는 원동력이었다.

그는 1999년 '대국료도 없이 별도로 연간 10판씩 소화해야 하는 승단대회는 실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승단대회 보이콧을 벌였다.

2009년에는 한국바둑리그에 불참하고 중국리그에 참여하려고 했다가 기사회와 마찰을 빚어 '휴직계'를 내고 잠적했다.

이세돌의 초강수는 보수적인 한국기원의 변화를 끌어냈다.

하지만 그가 2016년 5월 "프로기사 상금 일부를 일률적으로 공제하는 프로기사회의 불합리한 제도에 동조할 수 없다"며 기사회에서 탈퇴했을 때는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았다.

결국 한국기원은 올해 7월 '기사회 소속 기사만이 한국기원 주최·주관·협력·후원 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정관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이세돌은 대회 참가 기회를 잃었고,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류 유일의 프로기사인 이세돌은 자신의 은퇴 대국도 국내 최강의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돌의 실력 우위가 인정된 상황이었지만, 이세돌은 1승 2패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인공지능을 상대로 1승을 챙겼다.

이세돌은 대국 후 "초반과 중반까지는 괜찮았는데, 예상 못 한 수를 당한 이후로 많이 흔들렸다"라며 "초반에도 더 좋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갔으면 1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바둑 팬들께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바둑 외적으로는 떠나지만, 많이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대국장에는 어머니 박양례(73) 씨와 형인 이상훈 9단과 이차돌 씨, 누나 이세나 씨 등 가족이 모두 찾아 마지막 대국에 나선 이세돌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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