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전통시기 중국의 안과 밖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5 22: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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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이 책의 저자 거자오광은 중국 사상사 및 문화사 분야에서 대표적인 석학이다. 푸단대학 사학과 교수이자 문사연구원(文史硏究院) 학술위원으로서 왕성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전통시기 천하주의가 현대 중국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전통 제국에 대한 ‘상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 논증하기 위해 이 책은 천하주의자들과 사상적 논쟁을 벌이는 대신 전통시기 중국의 천하 구도의 방식과 역사적 실체를 학문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이 책은 '중국'이란 역사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공(禹公)시기부터 청(淸)에 이르는 '중국'과 '주변' 개념을 역사적 시각으로 상세히 논증한다. 

 

이를 통해 점진적인 통합 과정에서 조화로운 동화 혹은 상호 존중의 중심-주변 관계가 유지됐다는 천하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한다. 진한(秦漢) 시기부터 중국은 제국이었으나, 제국 안에는 한족이 중심이 되는 방대한 핵심구역과 그 밖의 집단 사이에는 늘 분명한 경계가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대 중국 왕조에는 늘 '우리'와 '타자'의 경계가 존재했고, 당시 중국의 '안과 밖'은 결코 상호 평등하거나 조화를 이루는 관계가 아니었다. 이 책에 서술된 '중국'과 '주변'의 공간의 변화와 함께 주변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의 변동들은 천하주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반론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부록에는 중국의 정치적 상황이나 이데올로기를 위해 학술을 희생할 수 없다는 저자의 엄정한 입장이 선명히 드러난다. 여기에서 그는 전통시기의 '천하주의'란 안과 밖, 나와 타자의 경계를 명확히 구획한 체제였으며,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위계와 등급이 매겨지는 매우 불균등한 세계 질서였음을 반복해서 주장한다.

또한 '천하주의' 뒤에는 냉혹한 약육강식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전통 유가의 사상을 차용해 이를 '신천하주의'의 사상적 자원으로 삼는 일부 학자들을 비판하면서, 이러한 현대 중국의 천하주의 담론이 이미 역사와 문헌, 사상의 세계를 뛰어넘어 중국 정치, 외교 심지어 군사 전략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다.

과연 중국의 역사 속에 '(신)천하주의'에 부합하는 정치, 문화적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존재했을까? 일부 중국학자들의 중국 중심적인 역사해석이 동아시아 국가들과 마찰과 분쟁의 원인이 되는 현실에서,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또한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암묵적으로 중국 관방의 다원일체론을 포함한 소수민족 정책과 이론을 정당화하는 것일 수 있다. 중국의 영향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이 책은 과거, 현재, 미래의 중국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의적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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