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1-11 23: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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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일'이란 무엇일까.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건조한 사전적 의미를 지우고 나면 한 사람의 정체성과 셀 수 없이 많은 사연이 숨어 있는 손때 묻은 개인의 역사가 아닐까.

더욱이 요즘, 자신만의 개성과 속도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보람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은 기꺼이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자신만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쿄의 젊은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업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속 가능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화두와 맞닿아 있다.

오늘의 장인들은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심을 다해 일하며, 작든 크든 자신이 만든 값진 결과에 만족하는 삶을 산다. 사회적 위치나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직장이 아닌, 자신의 꿈을 담은 '업(業)'을 직업으로 선택한 청년 세대는 '지속 가능한 일'의 문제에 있어서 극적인 변화의 주역이 되고 있다.

10여 년간의 기자 생활 후 도쿄 통신원으로 있었던 저자는, 도쿄의 급변에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밀레니얼 장인에게서'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힌트를 발견한다.

밀레니얼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변화는 '일상'이 돼 가는데, 도시는 '지금을 어떻게 지속해갈 수 있을까' 자꾸만 물어온다.

노포와 장인의 도시로 유명한 메트로폴리스 도쿄의 변화는 빨라지고 있다. 많은 이들의 추억이 깃든 가게들이 사라지고, 대를 잇지 못한 장인들이 가업을 포기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불안한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는 이들이 있다. 전통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전과 다른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 그들이 바로 오늘날 새롭게 등장한 도시의 장인들이다.

여러 책방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신개념 안테나 책방 주인, 첫 장과 같은 견고함을 마지막 장까지 잇기 위해 온 인생을 쏟은 노트 공장 공장장, 도심에 새로운 커피 라이프를 연 바리스타, 영화를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립영화 아카이브의 연구원, 생활의 웃음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코미디언 콤비, 컬러풀한 유럽 채소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도시 농부, 도시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형 마켓 기획자, 편견과 맞서는 여성 스시 장인, 아트와 전통주의 콜라보로 특색을 갖춘 백년 술집의 사장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변화하지 않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장인들의 삶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는 내일을 위한 전략이나 비법이 아니었고, 오히려 대를 잇는다는 시간의 가치에 가려져 쉽게 간과됐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늘의 도쿄에서 이들이 자신만의 역사를 견고히 쌓아 올릴 수 있었던 비법은, 그들이 보내는 평범하고 성실한 하루하루와 보이지 않는 어제의 노력에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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