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이언티즘-지상 최대 경제 사기극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0-08 23:48:5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건전한 자본주의를 지탱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경쟁이다. 경쟁은 효율을 만들고, 혁신을 불러온다.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면 세상은 정체에 빠진다. 벨기에 경제학자 게르트 노엘스는 이 책 '자이언티즘'을 통해 지금 전 세계 경제가 경쟁 기회를 박탈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효과'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유럽 축구리그인 챔피언스리그는 상위에 랭크된 몇몇 클럽에만 막대한 상금을 준다. 승자독식 방식이다. 이게 무슨 문제가?

승자독식 이전 시절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된다. 과거에는 작은 나라의 작은 리그에서 뛰던 클럽들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여 우승컵을 드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아무리 명문팀이라도 작은 리그 클럽의 돌풍에 희생당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면서 유럽 축구계는 신선한 충격에 빠지며 발 빠르게 진화하곤 했다. 그런데 챔피언스리그가 승자독식 방식으로 갈아탄 뒤 더 이상 숨은 영웅이 탄생하지 않는다.

몇 차례 우승을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 클럽들은 이제 몸집 불리기에 들어간다. 당장 경기에 출전시키지도 않을 유망 선수를 사재기하여 경쟁 클럽을 좌절시키는 등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시작한다. 가난한 클럽은 두 번 다시 발을 내딛지 못하도록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다.

그들은 계속해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우승 근처에서 놀게 되고, 다시 상금을 벌어들인다. 우승 단골팀이 되면서 전 세계에 수많은 팬들도 확보한다. 티켓도 팔고 유니폼도 팔고 순회공연처럼 친선 경기도 뛰어주며 다시 자금을 갈퀴로 긁어모은다.

이게 왜 문제인지 이해하려면 미국 프로야구 MLB나 미국 프로농구 NBA를 보면 된다. 이들은 꼴찌 팀에 신인드래프트 우선권을 주어 특정 팀이 유망 선수를 독점하는 일을 막고 있다. 이렇게 해서 경쟁이 지속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그들의 룰이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 세계 경제가 마치 챔피언스리그처럼 운영된다고 비판한다.

그는 자이언티즘의 문제가 단지 경제에 머물지 않고 환경오염, 인간 소외에도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만능키 같은 '성장'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자본주의의 건전성을 해치고, 지속불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