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칼럼] 커피 중독, 이제는 정신장애의 범주에 속할 수도

김형근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8-12-14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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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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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거의 전 세계적으로 우리 인류가 가장 즐겨 마시는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다. 또한 지금까지도 해롭다, 해롭지 않다 하는 문제를 두고 끊임 없는 논쟁이 이어지는 식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6위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민 1인당 마신 커피의 양은 512잔이다. 커피 공화국이다. 길에는 수없이 많은 카페가 둥지를 틀고 있고, 편의점 판매대도 커피 음료가 점령하고 있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찾는 것도 커피다.


커피는 9세기, 에티오피아의 고지대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숫염소가 커피 열매를 먹고 성적 욕망을 느껴 암염소 위에 올라타서 괴롭히는 등 이상한 광경을 본 목동들이 그 열매를 먹었는데 정신이 아주 맑고 좀처럼 오랫동안 일해도 피곤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목동들은 그 열매를 마을 주민들에게 가져다 주었다. 피곤함을 덜어주는 커피의 효능 때문에 사람들이 이를 즐겨 먹기 시작했으며, 특히 마을의 종교 수행자, 오늘 같으면 무당들이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15세기에는 아랍권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 커피 열매를 먹었고, 이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지금 커피를 가장 많이 먹는 지역은 아메리카이다. 그러나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소개되었을 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당시 신대륙 이주자들은 기호식품으로 커피보다 술을 더 즐겨 마셨다.


그러나 독립전쟁(1775~1783)을 겪으면서 커피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커피의 장점은 그것이 갖는 각성 효과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커피가 인기를 누리게 된 이유다. 싸움으로 인해 지치고 상처를 입은 병사들의 잠과 피곤함을 쫓아내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애용되었다. 이후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그러나 최근 이러한 커피 효능이 논란에 휩싸였다. 커피를 마심으로 인해 생기는 장애를 정신장애의 일부분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 금단 현상은 이제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


미국심리학회(APA)가 5년전 발표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는 카페인 중독과 카페인 금단현상이 포함돼 있다. 카페인 중독과 카페인 금단현상이 일상생활에 해를 끼칠 경우 심리학적으로는 정신 장애로 간주된다.


카페인 중독은 앞서 출간된 DSM-4 편람에도 올랐었다. DSM-4에서는 “진단으로 분류되려면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research diagnosis)”는 등급이었다. 그러나 DSM-5에서는 카페인 금단 현상을 확실하게 명시했다. 그리고 편람에 카페인 중독과 카페인 금단 현상이 포함되자 논란이 일어났다.


DSM-4편람 프로젝트 팀은 DSM-5 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연구진은 “카페인 중독과 카페인 금단 현상은 굉장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을 만큼 충분히 해로워서 정신장애로 분류되는 경우는 매우 희귀한 경우”라며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을 질환으로 간주하고 모든 사람을 환자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DSM-5 프로젝트 팀이 반격에 나섰다. 이 팀을 이끈 다트머스 칼리지 게이젤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앨런 버드니(Alan Budney) 박사는 “카페인 금단 현상을 장애로 진단하기에 충분한 연구 증거가 상당히 많다”고 반박했다.


하긴 커피 업체의 로비나 지원 여부와 관계 없이 어느 정도는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공방에 관계 없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건강이다. 적당하면 좋고 지나치면 해롭다. 어쨌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날씨가 한 겨울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따뜻한 커피를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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