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2019]"국민연금 공정경제 실현 수단 아냐...대통령, 스튜어드십코드 알 필요없다"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5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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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행사에 따른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같이 의결권의 행사 독립성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른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는 정치적 영향력이 최대한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오전 아시아타임즈와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2019'(ABC 2019)-한국경제 대도약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서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의미와 파급효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적극적 경영참여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지난 2014~2018년까지 의결권 행사 안건은 3000건 내외 수준으로 유지도 이고 있다. 반대 의결권 행사 비중은 2014년 9%에서 지난해 18.9%까지 큰 폭을 확대됐다. 이사, 감사 보수와 관련된 안건은 2014년 3%에서 지난해 43%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이 24일 오전 아시아타임즈와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2019'(ABC 2019)-한국경제 대도약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이 24일 오전 아시아타임즈와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2019'(ABC 2019)-한국경제 대도약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이 원장은 "국민연금 보유지분 10%를 넘는 기업이 전체의 12%에 달하는 등 민간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주주권 행사 법위, 독립성 부문에 대한 한계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해외 연구결과, 주주제안이나 대화 등 주주원행사 따른 기업가치 상승효과는 0.06%~0.26%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며 "국민연금 의결권은 주요국 대비 낮은 배당수익률 등 코리아디스카운트 완화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최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에 반대의결권을 박탈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업경영에 대한 정부개입 심화, 기업의 자율성과 결쟁력 훼손 등을 사례를 들어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일본 공적연금(GPIF)은 외부자산관리기관에 투자 및 의결권 행사를 전부 위힘하고 있다"면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연기금 운영의 중장기 계획만을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위원장 및 이사회 인력은 모두 금융, 경제,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다"며 "GPIF는 투자 및 의결권 행사를 직접 생행하지 않고 외부자산관리 기관에 전부 위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GPIF는 국내 위탁운용 30개 펀드가 모두 각각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한다.


이 원장은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최고의사 결정기관인 관리이사회 13인이 모두 기업 및 학계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원칙을 도입하고 투자배제, 의결권행사, 포커스 리스트 선전 등의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책임자의 당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햐서는 책임투자 확립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며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지배구조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정부 지배구조 탈피와 전문인력 활용도 요구된다"면서 "해외연기금과 같이 의결권 행사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을 확대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유리한 정관변경, 지분확보 등을 통한 안정적 경영기반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가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데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이 24일 오전 아시아타임즈와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2019'(ABC 2019)-한국경제 대도약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서 토론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4일 오전 아시아타임즈와 글로벌금융학회 공동주최로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비즈니스컨퍼런스 2019'(ABC 2019)-한국경제 대도약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서 토론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주주권행사 분과위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스튜어드십코드는 강제규정이 아닌 연성규범인데도 마치 국내에서는 공정경제 실현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탈법과 위헙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수많은 국가기관이 할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청와대) 참모들이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연금법에서 보건복지부 장차관이나 공무원이 일정 부분 관여하도록 돼 있어 독립성 상실 논란이 있지만 직권남용이 아니라면 문제는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국민연금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정부기관이 관여하면서 연금사회주의 오해가 나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기관이 스스로 지키기로 다짐한 자치법규인 스큐어드십코드로 연금사회주의를 실현할 수는 없다"면서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은 엄격한 기준을 갖고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런데 대한항공 사례에서와 같이 국민연금이 철저하게 주주가치 제고에 중점을 뒀는지 의문"이라며 "대한항공은 지난해 전년 대비 7% 늘어난 12조6500억원의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고 유가급등에도 6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피소가 기업실적에 타격을 줬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국민연금은 헌법에 규정된 무죄추정원칙에 반해 사내이사 선임해 반대했다"며 "이러니 연금사회주의 오해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광고책임자였던 조 전 전무는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등의 광고로 장거리 노선공략에 나서 대한항공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최 교수의 판단이다.


최 교수는 "횡령·배임 등 공정거래법 위반은 한국에서는 모든 기업인에 걸면 걸리는 범죄여서 무죄율이 높고 공정위가 패소한 사례가 많다"며 "무죄 또는 무혐의가 될 가능성이 일반범죄에 비해 5배나 높다"고 했다.


이어 "설령 기소가 됐더라고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돼야 하는데 국민연금은 1심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이사 후보 선임이나 연임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국가 최상위법인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무죄추정원칙에 적용되지 않아 기업인은 현대판 마녀사냥이 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이런 결정이 주주가치제고와 수익률 향상에 과연 무슨 도움이 됐냐"고 반문하면서 "경영자는 도덕이나 윤리가 아닌 경영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영권 보호 장치가 전혀 없는 한국에서는 안정 지분 확보만이 경영권을 지키는 단 하나의 방법이라는 걸 이번 주주총회에서 기업인이 절감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국민연금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최 교수 주장에 대해 이동근 원장은 "지금 국민연금 기금위와 수탁자책임위가 지금보다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튜어드십코드는 강제력이 없는 단순 행동지침"이라며 "다른 나라와는 달리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급격히 돌입하는 무리한 운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원장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는 다른 기업과 달리 사내이사 연임 정족수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정관을 변경해 강화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며 "국민여론상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연임을 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고 두둔했다.


이 원장은 "향후 국민연금이 주주권행사나 기업의 경영권 방어 시 학습효과로 인해 큰 걱정은 안 한다"며 "국민연금 기업 모두 의결권 행사나 경영권 방어의 전략을 잘 세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이번 행사는 우리경제의 절박함과 신속하고 대담한 규제혁신의 당위성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등 주요인사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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