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 칼럼] 담뱃갑 경고그림 확대, 효과 있나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09-20 0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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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양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지난 7월 29일, 보건복지부는 담뱃갑 경고그림 및 문구의 표기면적을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7월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었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현재 그림 30%, 문구 20%로 구성되어 담뱃갑 앞·뒷면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경고 그림과 문구의 표기면적을 그림 55%와 문구 20%를 합친 75%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118개국에서 시행중인 대표적인 담배규제 정책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도 담뱃갑 면적의 50% 이상의 면적으로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2020년 12월에 예정되어 있는 제3기 경고그림 및 문구 교체주기에 맞춰 시행된다. 핵심은 담뱃갑 경고그림을 확대하는 것이 흡연율을 유의미한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인지 이다.


실제로, 흡연자들에게 담뱃갑 경고그림은 금연에 대한 동기를 크게 주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흡연자 4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당시에 흡연자였던 360명 중 74.7%가 경고그림을 자세히 본 적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고그림 때문에 담배를 피우려다 멈춘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경고그림을 살펴본 268명 중 21.2%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즉,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담뱃갑의 경고그림이 금연으로까지는 흡연자들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여론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경고그림이 있든 없든 필 사람은 핀다’, ‘어차피 다들 담배케이스 사서 넣고 다닌다’ 등과 같은데, 경고그림의 금연 효과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경고그림의 확대 또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거다. 여기서 우리는 호주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빅토리아 대학 미셸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호주의 흡연율은 14%로,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감소해오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호주의 담배 가격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담배 한 갑의 가격은 약 25달러로, 우리나라 담배 한 갑의 5배 정도이다. 또한 호주는 곳곳에 흡연구역이 있어 길이나 공공장소에서 담배 연기가 드물며, 흡연구역이 잘 지정되어 있는 만큼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할 시 그에 따른 벌금이 아주 무겁다. 처음 걸렸을 경우에는 1100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두 번째 경우에는 처음의 두 배인 2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 외에도 모든 브랜드의 담뱃갑이 하나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통일되어 있는 플레인 패키징(표준 담뱃갑 포장)과 같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흡연율을 줄이고 비흡연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의 제한이 엄격해야 한다는 것을 호주의 사례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만약 정부가 진심으로 흡연율을 낮추고 싶다면, 여론의 반응을 잘 살피고 흡연율 감소의 표본이 되는 타국을 적절히 벤치마킹하여 담뱃갑 경고그림과 같이 보조적인 정책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효과가 큰 정책들을 거리낌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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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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