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정치 칼럼] 조국 개미지옥’에서 벗어나기

최지선 미래당 미디어국장 / 기사승인 : 2019-10-13 0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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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미래당 미디어국장

지인들과 논쟁에 지쳐 “이제 조국 얘기 그만하자.”라고 해도 한 두 마디 섞다 보면 또다시 언성이 높아진다. ‘친조’와 '반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조국 사태’를 두고 광화문과 서초동을 필두로 진보·보수, 586·청년 등 다양한 층위로 입장차가 크다. 나는 평소 정치 성향은 진보적이고, 올해 만 29살(90년생)이며, 이번 일을 계기로 조국 장관과 민주당에 실망한 케이스다. 그러던 중 운동권 출신의 한 40대 조국 지지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나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에 부족하게나마 나누어보고자 한다. 편의상 나를 ’20’, 상대방을 ’40’이라 이름 붙였다.


"왜 그렇게 조국을 싸고도는가?"
40: 문제의 본질은 조국이 아니다. 조국이 이 공세에 무너지면 박근혜로 대표되는 수구 세력이 다시 공세를 잡을 테고 일본 무역 전쟁부터 남북관계까지 다 뒤로 돌아갈 거라는 우려다.
20: 길게 보면 수구 세력은 사라질 것이다. 2016년 촛불처럼 다시 쟁취하면 된다.
40: 우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지나며 민주주의가 정착된 줄 알았다. 아무나 대통령을 욕했고, 월드컵을 보며 이젠 우리도 선진국민이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 용산참사가 일어나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세월호가 가라앉아도 국정원을 동원해 유족들을 비난하는 프레임을 보며 절대적 무력감과 공포를 느꼈다. 내가 믿었던 민주주의의 기반이 그렇게나 쉽게 무너진다는 걸 겪으며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조국에 실망했다. 배신감까지 느낀다.”
40: 순진하다. 깨끗한 사람은 주류의 위치로 올라가기 전에 고지식하고 무능하다 소리 듣고 한직을 떠돌기 마련. 저 정도에 모든 검찰력을 동원해가며 수사를 하는 게 과연 형평성에 맞나? 권성동이나 사법농단, 재벌 마약은?
20: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알겠다. 그러나 청년들이 겪고 있는 ‘합법화된 불공정’에 대한 문제의식 뒷전으로 밀려나면 안 된다. 한국 이미 계급사회다. 그 안에서 청년들 교육, 일터, 주거 등 삶의 곳곳에서 경쟁과 불평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박탈감 심하다. 촛불혁명 이후 이런 문제 해결된 바 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386 기득권화되었다. 청년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권력을 나누기보다는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


“조국 비판하면 보수 세력이라 한다.”
20: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에게 보수 세력 편을 든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산업화 세대의 “너희가 배고파 봤냐,” “북괴의 위협에 단합해 싸워야지 왜 국론을 분열시키냐”라는 논리처럼 들린다. 젊은 사람들 아픔을 조금 공감해주면 안 되나.
40: 불공정에 대한 비판은 합당하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거 민주화 운동이 주류일 때 인권 운동하던 사람들이 이제야 성과를 보고 있다. 지속해서 목소리 내는 게 중요하다.


"홍콩을 보면..."
20: 지금 홍콩을 보면 민주화 세대에 감사한 마음이 들긴 한다.
40: 우리는 정말 홍콩 경찰과 같은 폭압에 몸으로 맞서 싸웠다. 민주주의 쉽게 얻은 것 아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갈등은 새로운 문제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쌓였던 문제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어떤 이들에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또 어떤 이들에겐 평소 ‘헬조선’에 느꼈던 절망감이 얽혀 감정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고, 내년 총선과 선거제·검찰개혁 패스트트랙 정국을 앞두고 있어 더 복잡하다. 쉽진 않겠지만 상대방의 아픔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다면, 조금은 더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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